KCGI, “3자연합 간의 공동보유계약 해지했다”고 공식 밝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종결됐다. (사진=중앙뉴스DB)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종결됐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승리로 종결됐다. 이는 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지 1년 3개월 만이다.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율 확보가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의 누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형성한 ‘반(反) 조원태’ 3자연합이 해체됐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연합(3자연합) 간의 공동보유계약을 해지했다고 3자연합의 해체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그동안 명분과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결별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맞아떨어졌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과 맞물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게 됐고 이에 따라 경영권 다툼을 이어갈 명분과 동력을 상실한 것이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월 한진칼 주주인 KCGI, 반도건설과 3자연합을 형성하고 사실상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3자연합은 한진칼 지분율을 45.23%까지 끌어올렸으나 3자 연합의 기세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하고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10.66% 확보하면서 약화됐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해야 하는 입장으로 인해 한진에 우호적인 입지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면서 3자연합은 이로 인해 사실상 경영권 분쟁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이로 인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7.33%가 됐고, 3자연합의 지분율은 40.41%로 줄면서 표 대결에서 3자연합이 조 회장에게 손을 든 것이다.

KCGI가 3자연합 해지를 밝힘으로써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5.71%에 불과해 단독으로는 조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로 불거진 경영난을 화물사업 확대 등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는데 이어 경영권 분쟁에서도 승리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한진칼 지분 참여 조건으로 그룹 경영 투명성 제고와 오너 일가의 도덕성 확보 등을 내세우며 조 회장과의 거리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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