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을 빼닮은 민주당이 졌다
자유당을 빼닮은 민주당이 졌다
  • 전대열 대기자
  • 승인 2021.04.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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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
전대열 대기자

[중앙뉴스 칼럼기고=전대열 대기자]4월7일이 3.15재판이 될 것인지 나는 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다. 그동안 몇 차례의 선거에서 그렇게까지 형편 무인지경으로 거듭 패배해온 야당이 과연 재생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아니었다.

전자개표의 부정을 지적하는 수많은 보수 우파세력의 인터넷 난장판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로 외면해 버려도 될 일이지만 선거가 가지고 있는 묘한 구석이 따로 있는 것이어서 혹시나 하는 우려가 솔직히 컸다. 더구나 민주주의의 종주국이나 다름없는 미국에서조차 집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야당 측의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공개적인 연설을 할 정도니 한국에서야 더 말해 무엇하랴.

트럼프의 연설에 자극받은 군중들이 사상 초유의 의사당 난입이라는 난리를 치고서야 겨우 문제가 가라앉았다. 이는 다른 나라에 시사하는 바 너무 컸다. 과연 부정선거가 그다지도 교묘하게 자행될 수 있는 것일까. 더구나 중국에서 만든 전자 개표기가 특정정당이나 특정인의 당락을 좌우하는 위력을 가진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진즉부터 이의 제기가 그치지 않고 계속되었다. 엄청난 자료를 들이대며 부정의 증거라고 내놨으나 단 한 차례도 국민의 관심대상이 아니었고 법에서도 거들떠 보지도 않고 끝났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좀 다른 측면이 있었다. 비록 서울과 부산이라는 양대 도시의 시장을 선출하는데 불과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임기만료 직전의 선거여서 정권 심판론이 먹혀 들 것인지 관심이 컸다. 20년을 집권할 것이라는 희망을 집권 초부터 내뱉던 사람들이라 내년 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는 이번 선거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어떤 무리수를 쓰더라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고 그동안 혐의를 받아왔던 전자 개표기 조작이 사실이었다고 하면 이번에는 필사의 각오로 이를 실행할 것이라는 의심을 가질 수도 있는 처지였다. 선거가 점점 막바지에 들어섰을 때 상당한 식견과 인격을 갖춘 지인 한 사람과 돌아가는 상황을 얘기하며 잡담을 나눌 때였다. 그가 갑자기 “ 여봐,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진다면 부정선거가 자행된 거 아니겠어? 모든 상황이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판이어서 하는 소리야!” 나는 이 말에 충격을 받았다. 자유당 정권이 영구집권을 꾀하며 3.15부정선거를 저질렀던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84세의 이승만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했을 때 정권의 승계는 부통령이 하도록 헌법이 규정하고 있을 때라 대통령보다 부통령선거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다. 자유당은 무리수를 감행하여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실행에 옮겼다.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한 부정선거는 분노한 학생과 국민의 궐기로 뒤집어졌다. 4.19혁명이다. 이 때 경찰의 총탄에 희생된 사람만 186명이며 수없이 많은 부상자를 냈다. 이승만은 하야 후 하와이로 망명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부통령으로 당선한 이기붕일가는 권총자살로 이승을 하직했다. 이후 수없이 많은 선거가 있어왔지만 자유당식의 막무가내 부정선거는 보지 못했다.

문재인 정권은 지난 총선시 코로나19재난 위로금을 뿌려 합법적인 ‘매표’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로 인한 국민의 궐기는 없었다. 180석을 획득한 민주당이 의석 숫자만으로 모든 국회직을 독식할 때부터 오만의 싹은 커졌다. 히틀러도 의회다수당으로 나치가 등장하면서 무소불위의 독재권력으로 독주했다. 민주당 역시 다수당의 이름으로 공수처법 등 야당과 국민의 의사와는 정반대의 길로만 독주했다.

정권말기에 접어들며 조국과 윤미향 등 개인적인 부정과 부패가 하나둘 들춰지면서 그들의 교만과 위선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정의와 도덕은 뒷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공정만을 내세우던 청와대와 장관들의 개인이익 도모가 사실로 드러나며 국민의 배신감은 극에 달했다. 25차에 걸친 부동산 대책은 언발에 오줌누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헛다리만 짚다가 땅값과 집값의 폭등만 재촉했다. 게다가 LH사태는 모든 공직자의 전면적인 부정으로 비춰지며 정권의 양심과 도덕에 치명적인 먹칠을 하고 말았다.

문빠와 대깨문이라는 별로 듣기 좋은 이름도 아닌데 이들의 맹목적인 지지만 믿다가 심판받는 선거로 끝났다. 다행히 전자개표는 정상이었음이 증명된 셈이다. 국민을 개돼지만도 취급하지 않는 오만이 불러온 자업자득이다. 야당이 잘해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는 김종인의 퇴임사를 여야가 모두 되새겨야 한다. 여당은 고개 숙여 잘못을 뉘우치는 척 했지만 친문대표를 내세우는 꼴을 보면 진정으로 반성하는 것 같지 않다. 자유당 말기와 어쩌면 그렇게 비슷할까.

이번 선거의 교훈은 부정과 부패 그리고 오만과 위선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이 기사회생하기 위해서는 집권 이후 전 정권의 비위만 파헤치며 적폐청산을 구호로 내걸면서 정작 자신들이 그와 똑같은 아니 한 발짝 더 나간 독선과 독주 그리고 치명적인 오만과 위선을 벗어나지 못한 태생적 한계를 진정으로 벗어나야만 한다는 점을 충고한다.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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