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중앙뉴스=박종민]살아갈수록 복잡 다양한 우리네 세상사다. 많고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 속 인간사(人間事)이니 그럴 수밖엔 없다. 인생사(人生事)엔 여러 가지로 변수(變數)가 많기도 하다. 여름날 뭉게구름 피어오를 때 어느 구름에 소낙비 들어 있는지를 분간 못 하는 것과도 같다.

갑자기 마른하늘에서 천둥 번개 치며 소나기 퍼붓는 지경이 허다하다. 사람들 속 교우 교감할 때도 마찬가지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맘속은 알 길 없기 때문이다. 늘 긴장하며 조심하고 주의에 주의를 기해 나가야만 하는 이유다. 그게 최선이며 상책이다.

인간 대중(大衆)엔 별의 별난 별종들이 있고 개망나니도 잔뜩 있다. 사람 사는 세상이니 별별 독특한 사람들이 태반이다. 그냥 믿으며 내 맘 같으려니 하고 아무런 생각 없이 사람들과 격의 없이 대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망신살이 뻗치기도 하고 창피를 당하기도 하는 게 세상사다.

제대로 된 인간만을 잘 골라 선택해서 소통 공유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 사람다운 사람을 가려내 사귀어야만 하는데 말이다. 사람을 보는 안목의 기준치를 둬보자. 겉모습이야 어떠하던 언행일치하는 자이어야 한다. 자신이 뱉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은 신사이며 참 군자다.

그런 진솔한 사람이라야 신의가 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사람들은 만나지 아니함만 못한 것이다. 면전(面前)에선 순한 척 착한 척 하하 웃고 돌아서 뒤통수 치는 속 다르고 겉 다는 사람은 속이 검침한 속물 인간이다.

인간말종이며 허깨비이다. 그러한 인간은 경계하며 조심하는 것이 사귐의 철칙이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함을 주의 깊게 보라. 언행일치하는 자가 선량(善良)이다. 선행(善行)으로 신뢰와 덕행을 실현하는 사람이다. 즉, 덕망을 가진 사람이다. 덕망은 인간이 가진 가장 중요한 품성의 골격이다.

덕망은 덕행의 근간이 되는 근본 본위이다. 사람의 올곧은 영혼과 육체를 지탱해 갈 수 있는 뼈대를 가진 기본정신이란 얘기이다. 그렇게 갖춰진 사람이야 진정한 사람이리라. 명심보감에 노봉하처 불상봉가(露鋒何處 不祥逢可) 수원막결(愁怨莫結)이란 문구가 있다.

언제 어디에서, 외나무다리 위에 누구와 마주칠지 모르니 웬수 지지 말라는 얘기다. 평소에 몸가짐 맘가짐을 바르게 잘 하고 사리를 분별 숙고해서 처신해야 한다. 선행과 덕행을 하라는 말이다. 덕행으로 폭넓게 활동 활약하되 수평적이어야 한다.

수직적이고 폐쇄적이거나 일방적이지 말라는 것이 바로 시대적인 교훈이다.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 독불장군식의 일방적 독선에서 큰 문제가 터져난다.인재명 호재피(人在名 虎在皮)라 했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좋게 이름을 남기고 명성을 떨치길 소망하며 명예롭길 원한다.

길이길이 빛날 좋은 명성과 명예가 남기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명성과 명예를 얻고 사기 위해선 그만큼의 존경과 사랑과 지지를 받도록 수준 있는 역량과 도량을 갈고 닦아내야 하리라. 폭넓게 식견을 쌓아 길러 양식을 채우고 바르게 행하여 몸과 마음을 수양해야 한단 말이다.

그러면서 뛰고 노력하며 처세하는 운신의 폭을 넓히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자기의 형세나 평판이나 도리에 맞게 처신해야만 되리라. 남들이 뭐라 하던 내 주제를 생각하지 못하고 남들이 하니 나 또한 못 할 게 없지 않다며 무분별 나선다면 실수 당하기 일쑤다. 진지하게 행동하고 숙고해서 처신해야 한다.

사리와 사물을 분별(分別)함에 욕심과 욕망에 눈이 가려 제대로 못 보고 잘못 판단한다면 자업자득이 되는 게 세상 이치다. 자기 입지와 환경, 체위와 체신, 품격과 격조, 공공의 윤리 도리에 맞게 처세해야 한다. 차분하게 자신을 낮춰 행하되 신뢰의 폭을 넓혀 나가야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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