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으로 보는 성격이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행위를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다

이주연 교수
이주연 교수

[중앙뉴스 칼럼=이주연 교수]당신의 성격은 안녕하신가? 성격이 안녕하다는 말은 좀 이상하다. 그렇지만 성격은 변하기 때문에 지금 성격이 어떠한지를 아는 것은 자신의 안녕을 아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코로나19 시대,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도구인 MBTI가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감각적인지, 직관적인지, 사고를 중시하는지, 감정을 중시하는지, 판단형인지, 인식형인지에 따라 모두 16가지의 유형으로 성격을 분류하고 각각의 유형이 갖는 특징과 선호를 공유하는 것이다. 유형으로 보는 성격이 자신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해도 그런 성향이 농후하다는 것을 알고 나면 자기 행위를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대중적인 성격유형검사인 MBTI는 흥미 위주의 성격 테스트부터 기업에서는 인성검사까지 다양하게 쓰이나 심리학계의 상당수는 사람을 유형으로 나누는 이 방법에 회의적이다. MBTI는 자기보고식 검사로 자신을 이해하는 데 부분적으로 도움은 되지만 신뢰할만한 검사 도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대중성을 바탕으로 엄청난 표본 수가 쌓여있어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MBTI검사의 효용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과몰입은 금물이다. 무엇보다 검사를 통해 나타난 유형으로 한 사람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서 어떤 목적에 사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또한 유형에 사람을 가둔다거나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로 여기는 것 역시 경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성격이 더 행복한가? 성격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서 수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는데 성격은 개인의 행복을 예측하는 강력한 요인이며, 외향성은 주관적인 행복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성격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시말해 외향적인 사람이 더 행복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성장주도적인 사회에서 외향적인 사람은 대인관계가 좋고 긍정적이어서, 성공하려면 외향적이어야 한다는 암묵적 사회적 분위기가 있어 왔고 사회적으로 외향적인 인물이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여겨져 왔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가? 외톨이, 수줍움 많고 낯가림이 있을 뿐 아니라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은 살면서 ‘성격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자주 생각을 한다. 외향성 주도의 사회에서 살아온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내향적인 성격에 대해 이렇듯 부정적인 인식을 쌓아왔다.

내향적인 성격을 버리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져야만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고 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가장 외향적이라는 국가 미국에서조차 두세 명 중 한 명은 내향적이라는 통계가 있다. 2012년 TED콘퍼런스 개막식에서 미국인 작가 수전 케인은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지만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내향형 인간이었고 아인슈타인, 스티브잡스, 웨렌 버핏, 간디, 모두 내향적인 사람이었다. 정작 세상을 바꾸는 것은 내향적인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내향적 성격은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수줍음을 타는 것과는 다르며 천성적으로 여럿이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라고 말해 찬사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집콕 시간이 길어지면서 또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라는 비대면 형태가 우리 일상에 들어오면서 내향성 인간에게 덜 시달리는 조건이 마련된 것 같다. 이는 서울대 행복연구소 조사가 말해준다. 작년 코로나 발생 이후, 둘 다 행복도는 하락했으나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외향적 사람의 행복 하락 폭이 내향적 사람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외향적 성격의 사람이 내향적 성격보다 코로나 타격을 더 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외향성, 내향성, 마치 좋은 성격 또는 나쁜 성격이 구분되는 것처럼 알고 있다. 그러나 성격은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사회적 관계를 포함한 자신의 삶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격에 포함되는 여러 요소들이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향적, 외향적인 사람들이 세상에서 사는 방법을 서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성격에 대한 중요한 핵심이해이기 때문이다. 

이주연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수상담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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