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다림 6년 끝에 2승...노력이 결과 열매이다

[중앙뉴스=김현수 기자]오랜 기다림 끝에 30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문경준(39)은 우승의 기쁨으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털어놨다.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문경준 프로가 우승을 차지했다.(사진=JTBC골프 방송캡쳐)
KPGA 코리안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 문경준 프로가 우승을 차지했다.(사진=JTBC골프 방송캡쳐)

그는 2015년 GS 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우승은 금세 나올 줄 예상했다. 성실하게 연습하는 데다 코스에서도 성적이 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승은 좀체 나오지 않았다.

문경준은 2018년 그린 적중률 1위와 2019년 평균타수 1위를 했지만, 우승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는 문경준은 우승할 때가 돼서 우승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고 믿는다는 얘기다.

그동안 우승 기회가 왔을 때 3, 4라운드 가운데 하루는 꼭 망쳤다면서 "그게 다 내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체력이나 정신력이 문제가 있었다"고 진단한 그는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하나 문경준이 꼽은 이날 우승의 원동력은 '내려놓기'다.

"생각이 많은 편이다. 코스에 대해 아는 게 너무 많다 보니 외려 위축되곤 했다"는 그는 "이번에는 편하게 내가 하는 것에만 집중하자고 마음을 먹었더니 우승이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애초 5위 이내 입상이었다는 문경준은 "오늘도 선두와 1타 차이였지만, 워낙에 1, 2타차 선수들이 많아 5위만 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하게 하였다"고 거듭 '욕심 내려놓기'를 강조했다. 14번 홀 버디로 2타차 선두로 뛰어오른 뒤 끝까지 1위를 지킨 그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치고 나서야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린에 올라오니까 떨리더라. 퍼트 순서 기다리면서 꿈인가 생시인가 할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까지 테니스 선수로 뛰었던 그는 대학생이 된 뒤에야 골프에 입문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골프를 시작해 골프장에서 고단한 연습생 시절을 보냈던 문경준은 "늦게 시작한 건 후회하지 않는다. 아직 골프에 대한 재미를 100% 만끽하지 못했다"면서 "다른 일 않고 시니어투어까지 쭉 골프 선수의 길을 걷고 싶고,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승과 상금왕도 욕심난다"는 문경준은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도전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제네시스 대상 수상으로 2020년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출전권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작년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출전권은 올해까지 연장됐지만, 고작 5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에 도전해보고 싶다. 이런 기회가 또 없다"면서 "백신 접종을 받으면 유럽과 한국 대회를 오가면서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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