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복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메’ 등 2건 문화재 등록 예고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사진=문화재청)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사진=문화재청)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1950년대 고흥 소록도 갱생원장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운영에 대한 반발로 원장 불신임을 요구하며 일어난 대규모 시위사건 관련 문서들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등 3건을 문화재로 등록하고 ‘서윤복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메’, ‘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 등 2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된 '고흥 소록도 4·6 사건 진정서 및 성명서'는 1950년대 고흥 소록도의 한센인들은 당시 비인권적 수용 상황과 원장의 비위사실을 밝힌 진정서와 증빙자료인 물품통계표다. 이후 성명서를 발표하며 항거했다. 이 유물은 4·6 사건의 경과와 내역을 알려주고 있으며, 자유와 인권을 외친 한센병 환자들의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유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서윤복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메달과
서윤복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메달(사진=문화재청)

‘고흥 소록도 녹산의학강습소 유물’은 제1기생에게 수료 기념으로 지급된 청진기, 해부학책과 수료증 등 녹산의학강습소의 운영 기록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녹산의학강습소(1949년~1961년)는 광복 이후 우리나라 의료 인력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섬이라는 지리적인 한계로 더욱 더 인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던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의료 인력으로 양성한 특별한 기관이었다.

이 유물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소록도만의 의학교육제도와 자활 노력을 보여준다는 점 등에서 중요한 역사‧의료사적 가치를 지닌다.

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 (사진=문화재청)
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 (사진=문화재청)

또 ‘서울 진관사 소장 괘불도 및 괘불함’은 1935년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추어 일섭(日燮, 1900~1975년) 등 당대 화승 5명이 참여·제작하여 삼각산 삼각사(三覺寺)에 봉안되었던 것이다. 1960년대부터 서울 진관사에서 소장해 지금에 이렀으며, 현재 ‘진관사 수륙재’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등록 예고되는 ‘서윤복 제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 우승메달’은 1947년 4월 서윤복 선수가 광복 이후의 우리나라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KOREA'라는 국호와 태극기를 달고 국제대회인 '제51회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출전 후 우승하여 받은 배지 형태의 메달이다.

서윤복 선수의 우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 미 군정 시기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KOREA'와 우리 민족의 역량을 세계에 알렸던 사건으로 매우 큰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아가 그의 우승은 우리나라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식회원국으로 승인(1947.6월, 스톡홀름)받고, 이듬해 1948년 런던올림픽과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는 초석을 마련하는데 이바지하기도 했다.

이어 ‘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는 6・25 전쟁 중 첫 출격(1952.12.14.)을 앞둔 환송행사에서 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천영성)에게 제2기 후배들이 응원의 내용과 성명(서명문)을 담아 전달한 태극기다. 응원의 내용은 '臨戰無退(임전무퇴)', '信念(신념)', '祖國統一(조국통일)', '快男兒(쾌남아)', '祝初出擊 先輩 千永星 中尉' 등으로 출격에 임하는 조종사에 대한 격려와 전쟁 승리에 대한 다짐과 각오를 보여주고 있다.

또 6·25 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자체적인 정규과정을 통해 조종사를 배출하려는 공군의 의지와 노고가 상징적으로 집약된 첫 출격의 기록으로서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등록 예고되는 2건에 대해서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최종 등록할 예정이며, 다양한 근현대문화유산을 지속 발굴·등록하는 적극행정을 추진하여 문화재의 가치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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