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더하면 신입 연봉 8천만원 이상..."인재 경쟁력 위해" 임금 대폭 인상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SK하이닉스 노사가 기술 사무직(일반직) 임금(평균 8%)과 생산직(약 9%)근로자의 임금을 각각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는 임금 인상률이 3∼4%였던 최근 2년과 비교해 두배 이상 높아지는 것이다.

SK하이닉스 노사가 근로자의 임금을 각각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사진=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노사가 근로자의 임금을 각각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사진=SK하이닉스 이천 반도체 공장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이번 임금 인상은 삼성의 신입 초봉과 비교해 결코 적지않은 급여다. 사측은 최근 대기업 연봉·성과급 논란에 대응해 전향적으로 임금 인상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는 지난 8일 사측과 이같은 내용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 한국노총 산하 이천·청주 사업장 전임직(생산직)노조와 민주노총 산하 기술 사무직 노조가 올해 임금을 평균 8.07% 인상하는 데 잠정 합의하며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9일 전했다. 이날  노사는 신입사원 초임은 기존 4천만원대에서 5천40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고, 인상과는 별개로 전 직원에게 임금협상 타결 특별 격려금으로 250만원을 지급하는 것에도 의견을 모았다.

기본급의 1천%가 상한인 초과이익분배금(PS)에 대해서는 PS 지급 한도를 초과하는 영업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듬해 1월에 논의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금까지 연초에 높은 성과급을 지급하는 보수 구조를 갖고 있었으나, 성과급은 반도체 업황에 따라 변동이 커 올해 초 성과급 갈등이 크게 불거졌다. 결국 이를 계기로 재계 전반에 논란이 확산됐다.

이번 임금 인상으로 올해 SK하이닉스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의 연봉은 기본급에 성과급, 상·하반기 생산성 격려금까지 더하면 최대 8천만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9일) SK하이닉스 노사가 잠정 합의한 임금 인상안은 모레(11일) 대의원 회의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예년과 다르게 근로자들의 임금을 큰 폭으로 임금을 올리면서 직원들에 대한 사기를 진작하고 경쟁사 이직 동요 등을 불식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측도 "반도체 산업은 인재 경쟁력이 곧 기업 경쟁력이며 국가 경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직원들의 자부심과 인재 확보·유지를 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임금 인상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2월 SK하이닉스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불만이 터져나오자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연봉을 모두 반납하고 직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태원 회장에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 4월 온라인으로 연 직원간담회에서 "활발하게 직원들과 소통해 엔지니어들의 자존심을 세워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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