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호스 기업 '성정'과 '쌍방울' 2파전…하림 인수 포기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에 쌍방울그룹이 유력해 보인다.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에 쌍방울그룹이 유력해 보인다.(사진=중앙뉴스 DB)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에 쌍방울그룹이 유력해 보인다.(사진=중앙뉴스 DB)

앞서 이스타항공의 인수 관련 자료를 받은 인수의향자는 하림그룹, 사모펀드 운용사 등을 포함해 10여 곳에 달했으나 본입찰인 오늘(14일)은 쌍방울그룹의 광림컨소시엄만이 단독으로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업계에 따르면 14일 오후 3시 인수·합병(M&A) 본입찰 접수를 마감한 결과 쌍방울그룹 1곳만 인수전에 참여했고, 닭고기 회사 하림은 이날 오후 3시까지 기한 내에 입찰 제안서를 내지 않았다는 것, 사모펀드 역시 예상과 달리 입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관계자들은 하림은 계열 해운사인 팬오션을 내세워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려 했으나, 다른 항공사를 인수하는 것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팬오션 관계자 역시 "인수금액에 대한 부담이라기보다는 그 이외 부채 규모가 예상보다 크고 불확실해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매각을 주관하는 안진회계법인은 이날 입찰결과를 확인해 15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회생법원은 광림컨소시엄이 적어낸 입찰금액과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인 성정의 인수희망 금액을 비교해 21일께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쌍방울그룹이 ㈜성정의 인수 금액보다 높은 1천억원 안팎을 입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과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오케이(IOK)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섰다. 앞서 인수추진위원장으로 김정식 이스타항공 전 대표도 선임했다.

속옷 브랜드 쌍방울을 보유한 쌍방울그룹은 주 고객층인 20~30대 회원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연계하면 항공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저비용항공사(LCC) 주 이용층이 20~30대인 점을 고려하면 쌍방울이 항공 관련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의 화물 운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속옷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당장 수익이 나기 어렵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국제선 운항 정상화에 1~2년의 시간이 필요한 점은 인수 기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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