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회장 “50년간 축적된 힘과 지혜로 100년 기업으로 도약..”
ESG 경영도 지속 강화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사진=현대백화점)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사진=현대백화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오는 15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현대백화점그룹이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15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사(社史) ‘현대백화점그룹 50년사’를 발간하고, 창립 반세기를 넘어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14일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는 1971년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이다. 당시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복지와 단체 급식, 작업복 지원 등을 담당하는 회사였다. 특히 국토 개발과 ‘중동 건설붐’이 일었던 1970년대 국내와 해외에서 일하는 현대그룹 임직원들과 현장을 함께 누비며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던 금강개발산업은 1975년 서울 강남 개발과 맞물려 유통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다.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상가내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은 것이다. 이후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유통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지금의 유통 전문기업 토대가 마련된 게 바로 이때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을 오픈하며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문화 백화점 전략’을 선보인다.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현대백화점 사옥(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사옥(사진=현대백화점)

매장 안에 문화센터와 갤러리, 공연장 등을 선보이는 파격을 택했다. 국내 백화점 중 처음 있는 시도였다. 이 전략은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강남백화점 시대’의 서막을 열게 된다. 또한 당시 후발주자였던 현대백화점을 국내 유통업계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단초가 된다.

압구정본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현대백화점은 그 여세를 몰아 1988년 무역센터점을 연다. 특히 ‘쇼핑 유토피아의 구현’이란 슬로건 아래 문화와 휴식을 접목한 새로운 쇼핑 개념을 선보인다. 압구정본점에 이어 무역센터점까지 성공 신화를 쓰며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진출 3년여 만에 ‘고품격 명품 백화점’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게 된다. 또 1985년 백화점사업에 진출하며 유통 전문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 2001년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사업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한다.

이 같은 현대백화점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올 초 발표했다.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추진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오는 2030년 매출 40조 시대를 열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정지선 회장은 이날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라며 “우리는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담은 ‘비전 2020’을 선포한바 있다. 이를 기점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섰고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사세도 괄목할만하게 커졌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국내 여성복 1위 기업 ‘한섬’과 가구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하며 패션과 리빙·인테리어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두 사업 모두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전략적인 결정이었다.

이후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며 성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015년 렌탈 전문기업 ‘현대렌탈케어’를 독자 설립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며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오픈 5년 4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와 ‘오프라인 매장 침체’란 악조건을 뚫고 거둔 성과란 점에서 의미가 더 컸다는 평가다.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에 선보인 미래형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오픈과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했다. 국내 최초로 ‘리테일 테라피’ 개념을 적용한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 안에 실내 공원과 인공 폭포를 선보이는 등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으며,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이에 따라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 등 주력 사업분야의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해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그룹 내 제조 및 플랫폼 사업 영역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의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메가 트렌드 및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양적 성장과 함께, 고객 및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회사’를 ‘그룹 사업 목표상’으로 정할 정도로,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백화점 그룹은  각 계열사 특성을 살린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해 유통업계 ‘친환경 경영’을 리드해 나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5년부터 고객으로부터 기부받은 헌 옷·잡화를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재판매해 수익금을 초등학교 교실 숲 지원 사업 등에 기부하는 현대백화점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홈쇼핑도  지난 2018년부터 고객이 수거를 신청하면 택배업체가 아이스팩을 가져가는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한섬은 올해부터 재고 의류를 업사이클링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만드는 ‘탄소 제로프로젝트’를 각각 전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향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사회(S)·환경(E) 분야 위주의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ESG 경영’으로 확대,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최근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사내에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재투자를 확대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세대에는 희망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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