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분류 인력' 투입과 '과로사 방지' 대책 수용될 때까지 무기한 투쟁
우체국노조 여의도우체국 입구 23시간째 점거…철야 농성 이어가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일주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택배 노조가 오늘(15일) 전국 노조원 수천 명이 참석하는 상경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택배 노조가 전국 노조원 수천 명이 참석하는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사진=YTN방송 캡처)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택배 노조가 전국 노조원 수천 명이 참석하는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사진=YTN방송 캡처)

택배노조는 분류 인력 투입 등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두고 사측과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하자 파업의 수위를 높여 오늘 조합원 5천여 명이 국회 근처에 모여 1박 2일에 걸쳐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택배 노조는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택배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 13일 새벽, 20년간 택배(롯데택배 2년 포함)일을 한 임 모 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 못하고 있다. 이에 동료와 가족은 지병 없던 임 씨가 쓰러진 건 주당 80시간이 넘은 과로 탓이라 주장했다.

택배 노조원들이 과로로 쓰러지면서, 15일 국회에서는 정부와 택배 노사가 참여하는 2차 사회적 합의 기구가 오후부터 이틀간 회의를 시작한다.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은 14일(어제), 택배 노조는 살기 위해서라도 이 투쟁을 멈출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라고 말했다.

진 위원장의 말처럼 전국택배노조 소속 우체국노조원 120명은 어제(14일) 오전 11시쯤 여의도우체국 입구를 기습 점거하고 밤샘 투쟁을 이어갔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방지 대책 등이다. 우체국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분류 비용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 1월 체결된 1차 사회적 합의에 따라 택배 노동자가 분류 작업을 할 경우, 물량 하나하나마다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택배 노동자들에게 분류 작업을 시키면서, 이에 맞는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 이에 우정사업본부측은 수수료 체계는 이미 노조 측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한 거라며, 말 바꾸기를 했다는 노조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우정사업본부 택배 노조는 다른 택배사들도 1차 사회적 합의를 어기고 있다며 파업 수위를 더 높이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정부와 택배 노사가 참여하는 2차 사회적 합의 기구는 오늘 낮 1시 반부터 시작해 이틀 동안 진행된다. 정부와 택배 노사를 비롯해 관련 분야 전문가가 참여한다.

이번 2차 사회적 합의 기구의 쟁점은 택배 노동자 과로사 해결 방안에 대한 분류 인력 투입 시점과 임금 보전 방안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월 1차 합의에선, 택배 분류 작업을 택배 기사 업무에서 제외하는 등 과로사 해결 방안이 담겼다. 다만 이 합의안을 언제부터 실행에 옮기느냐를 두고, 노사가 갈등을 거듭해 왔다.

노조는 분류 작업을 대체할 인력을 즉시 투입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택배사들은 분류 자동화 기기 등 대책을 마련하려면 최소 1년 동안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분류 작업을 대체할 인력과 함께 택배 노동자의 임금 보전 문제도 또 다른 쟁점이다.

정부가 제시한 주 평균 60시간 아래로 근무 시간을 줄이면, 택배 노동자의 수입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배송 물량 하나하나에 수수료를 높이는 등 임금 보전 대책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 양측의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2차 사회적 합의 기구는 내일(16일) 결론을 낸다는 목표를 두고 있으나 노조와 사측 모두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전국 노조원 수천 명이 참석하는 택배 노조원들의 상경 투쟁에 대해 서울경찰청은 방역 수칙을 어길 경우 집회 참가자들을 강제 해산하겠다고 밝혀, 집회 과정에서 경찰과의 충돌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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