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48시간 만에 싸늘한 죽음이 되어 돌아온 실종 소방 구조대장
쿠팡 “순직 소방관에 깊은 애도…모든 노력·지원 다 할 것”
하남 마루공원에 빈소 마련…21일 광주시민체육관서 경기도청장(葬) 예정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지난 1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덕평물류센터 화재 진압 과정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가 불길이 재연소되는 과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의 죽음에 국민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빈소(사진=연합)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빈소(사진=연합)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은 지난 17일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를 위해 현장에 들어간 지 48시간 만에 숨진채로 발견됐다. 발견당시 고인은 화재로 인해 시신의 손상이 심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19일 오전 10시 32분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를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건물 내부에서 실종된 김동식 대장을 찾기위해 는 수색팀 15명을 투입했다. 수색팀은 17분 만인 오전 10시 49분에 지하 2층 입구에서 직선거리로 5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김동식 대장의 유해를 발견 하고, 현장을 정리한 뒤 오전 11시 32분부터 유해 수습을 시작해 낮 12시 12분에 완료했다.

소방당국이 19일 오전 10시 49분, 김동식 대장의 유해 수습을 완료했다.(사진=연합)
소방당국이 19일 오전 10시 49분, 김동식 대장의 유해 수습을 완료했다.(사진=연합)

이후 소방당국은 19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빈소를 마련했다. 영정 안에는 소방관 정복을 입은 김 대장의 모습이 담겨있었고, 단상에는 김 대장의 소방모와 그가 생전 현장에서 입던 기동복이 곱게 개인 채 놓여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빈소가 마련된 이날 오후부터 김 대장과 함께 근무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소방관 20여 명은 가슴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특히 빈소를 지키고 있는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아내와 두 자녀가 고개를 숙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보는이로 하여금 마음을 아프게 했다. 상복을 입은 고인의 어머니는 손자·손녀를 바라보며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어서 어떻게 하니"라며 흐느꼈다.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서는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다. 빈소에는 김부겸 국무총리, 김상호 하남시장 등 정치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고 여야 대표도 고인의 넋을 기렸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의원, 비서실장 김영호 의원과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장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를 표했다.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는 빈소를 찾아 "고인의 숭고한 헌신에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유족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김범석 쿠팡 창업자도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다.

이날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순직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오수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등 정치권 인사들의 조화와 근조기가 줄을 이었다. 김 대장의 빈소는 오는 20일까지 이틀간 운영되며, 장례는 오는 21일 오전 9시 30분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1995년 초임 시절부터 김 대장과 고락을 함께한 같은 소방서 조우형 119구급대장(소방위)는 김 대장이 퉁명스러워 보이면서도 여리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조 소방위는 고인과 함께한 첫 출동도 공교롭게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이었다며, 처음 보는 시신에 조 대장이 긴장한 기색을 보이자 김 대장은 "이런 현장 많이 보게 될 거니 침착하게 현장 활동하면 된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고 했다. 그리고는 김 대장은 "오늘은 현장에 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대기하라"며 첫 출동인 조 대장을 배려해줬다는 것, 현장 수습을 마친 뒤에도 고인은 현장 대응 요령 등을 설명하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조 소방위는 고인은 "선배로서 퉁명스럽게 이야기해서 다가가기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맡은 바 임무는 묵묵히 해내고 걱정거리에 대한 내색 없이 본인이 짊어지고 해결하는 사람이었다." "처음 사수로 만나 현장에 대해서 다 가르쳐 준 분"이라고 김 대장을 추억했다.

1994년 고양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일을 시작한 고인은 이후 27년간 하남과 양평, 용인소방서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다. 응급구조사 2급 자격증, 육상무전 통신사, 위험물 기능사 등 각종 자격증도 두루 보유해 남다른 학구열을 가진 베테랑 소방관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해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유족 동의를 받아 오는 20일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원에 보내 부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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