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수주 더욱 늘 것으로 보여 올해 목표 초과 달성 기대
한조해·대우조선 조 단위 ‘잭팟’…컨테이너선 발주 증가가 기여
중소 조선업체 85% “올해 말 경영상황 비슷하거나 악화 전망”
59% “공급 원가 상승 시 납품단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가 원인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해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해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해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1일 조 단위의 ‘잭팟’을 잇달아 터트리면서 국내 ‘빅3’ 조선업체들의 수주 목표 달성률도 70%를 뛰어넘는 쾌거를 이루고 있다.

조선업의 ‘슈퍼사이클’ 진입으로 남은 3~4분기 수주는 더욱 늘 것으로 보여 빅3의 올해 목표 초과 달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조선업계에 따르면 두 업체의 잇따른 조 단위 계약으로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72%로 뛰어올랐다.

이중 가장 앞선 업체는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40척(해양 2기 포함), 122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149억 달러)의 82%를 달성했다.

수주 선박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43척, 컨테이너선 33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30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5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2척, 해양플랜트 2기 등 다양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해외 선사 4곳과 17만4천 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9만1천㎥급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3척, 30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어 유럽 선사로부터 11만 5천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4척도 수주했다고 밝혔다. 총 10척으로, 계약금액만 1조936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수주한 LNG선은 길이 299m·너비 46.4m·높이 26.5m 규모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3년 하반기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LNG운반선에는 운항 중에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재액화해 경제성을 높인 LNG재액화시스템이 적용된다.

다른 선종에서도 수주가 이어졌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LPG선은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탑재했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2척,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1척씩 건조, 2024년 상반기까지 선주사에 인도할 계획이다. 

스크러버(Scrubber)가 탑재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은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 2023년 2분기까지 선주사에 인도된다.

PC선 4척도 2566억원에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해 2023년 상반기부터 선주사에 넘길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 환경 규제 발효를 앞두고 친환경 선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도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1조1천225억 원에 수주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24년 말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주 브라질 최대 에너지 기업인 페트로브라스로부터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를 1조948억 원에 수주한 지 1주일 만에 또다시 조 단위 ‘잭팟’을 터트렸다.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선박 32척 중 27척은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그 비율이 85%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 선박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VLCC 11척, 컨테이너선 10척, 초대형 LPG 운반선(VLGC) 9척, LNG 운반선 1척, 대형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WTIV) 1척,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 등 총 33척, 47억 1천만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77억 달러의 61.2%를 채웠다.

삼성중공업도 현재까지 컨테이너선 38척, 원유 운반선 7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 등 총 48척, 59억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91억 달러의 65%를 채웠다.

빅3 중 가장 뒤처졌던 대우조선해양도 2주 연속 1조 원이 넘는 계약을 따내며 뒷심을 발휘했다.

해상운임 급등에 따라 발주가 늘어난 컨테이너선과 한국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LPG 운반선이 빅3의 수주몰이를 도왔다.

빅3가 현재까지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81척에 달하는데 대부분이 고부가가치 선박인 1만2천TEU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1만2천TEU 이상 컨테이너선 중 한국은 절반에 가까운 47.5%를 거머쥐었다.

조선업계는 발주량이 크게 느는 ‘슈퍼사이클’이 올해 시작되고, 카타르 LNG선 발주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남아있어 빅3가 올해 목표를 채우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카타르 LNG선 발주가 올해 하반기 본격화할 경우 초과 달성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카타르는 지난해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총 100여 척가량의 LNG선 건조 슬롯을 예약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로 발주가 크게 늘고 있는 이중연료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에 한국이 강점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례로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선박 32척 중 27척은 이중연료 추진선으로 그 비율이 85%에 달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성수기인 3~4분기가 아직 남아있어 전망은 아주 밝다"면서 "최근 선가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빅3 수익성에 크게 도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빅3가 조 단위의 ‘잭팟’을 터뜨리고 있는 가운데 중소 조선업체 10곳 중 8곳 이상은 올해 말 경영 상황이 현재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5월 31일~6월 3일 조선산업 관련 중소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경영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6.7%는 올해 말 기준 예상 경영 실적이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38.0%는 오히려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전될 것이라는 기업은 15.3%에 그쳤다.

악화 전망 이유(복수 응답)로 일감 부족(86.0%)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도 납품단가 동결·인하(50.9%) 등을 꼽았다. 호전 전망 이유(복수 응답)로는 중·소형 선박 수주 확대(39.1%), 중소 조선소 원부자재 납품 확대(37.0%) 등을 들었다.

재료비·노무비·경비 등 공급 원가 상승 시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58.7%가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국내외 선박 저가 수주 경쟁 심화(27.8%), 발주처의 과당경쟁 유도(24.4%), 관급선박 최저가 낙찰제에 따른 과당경쟁(19.3%) 등을 제시했다.

중소 조선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복수 응답)으로 납품단가 현실화 지원방안 수립 및 활성화(82.7%)가 가장 많이 꼽혔다.

뒤이어 관급 물량 확보 및 해양플랜트 제작 등을 통한 일감 지원(48.3%), 수출상담회·무역사절단 참여 지원(12.7%), 소형 조선사 집적화 단지 조성(9.0%)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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