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90% 이상 검찰 간부 '물갈이'...권력형 수사팀장 저원 교체
여성검사 핵심보직 발탁...법무부 대변인 최초 여성검사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역대 최대규모의 검찰 인사가 단행됐다. 25일 법무부는 중간 간부 90% 이상을 물갈이 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검찰 인사를 단행해 김오수 검찰총장하의 새로운 체제 구축을 마쳤다.

역대 최대규모의 검찰 인사가 단행됐다.(사진=방송 캡처)
역대 최대규모의 검찰 인사가 단행됐다.(사진=방송 캡처)

이번 중간 간부 검찰 인사에서는 박범계 장관이 "거의 대부분에 대한 승진·전보인사가 될 것"이라며 인사를 예고한 대로 주요 권력사건 담당했던 수사팀장들 대부분이 교체되고, 현 정부와 코드가 맞는 검사들의 약진과 여성 검사들이 주요 보직에 전진 배치된 것이 눈에 띈다.

법무부(박범계 장관)는 이날 고검 검사급(차·부장검사) 검사 652명, 평검사 10명 등 총 662명에 대한 7월2일자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중간 간부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686명으로 이달 초 검사장급으로 승진한 10명과 의원면직 처리된 3명, 그 밖에 검찰을 떠난 인원들을 빼면 90%이상이 자리를 이동한 것,

법조계는 이번 중간 간부 검찰 인사는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이루어진 인사가 소폭에 그쳤고, 사실상 박 장관 임기 내에 이루어지는 마지막 검찰 인사라는 점 때문에 인사권을 최대치로 행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윤석열 총장이 물러난 직후 신임 김오수 검찰총장까지 이달 초 새로 취임하면서 검찰 진용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연초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검찰 직제개편까지 맞물린 것도 인사폭이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법무부 검찰 인사의 핵심은 서울중앙지검 등 지방검찰청 8곳에 인권보호부가 신설되고, 일부 지방검찰청의 반부패수사부-강력범죄형사부, 공공수사부-외사범죄형사부가 각각 통폐합 됐다는 점이다.

법조계가 이번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눈여겨 본 것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와 관련 과거사 의혹을 수사하던 검사들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가족·측근 의혹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장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맡아온 검사들의 인사다.

먼저 김 전 차관에 대한 청와대발 '기획사정' 의혹과 더불어 '채널A 사건' 수사를 맡아온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던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수도권에서 지방 소재 검찰청으로 전보됐다.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 등을 수사하던 정용환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반부패·강력수사1부장으로 내부 이동했고,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검사장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사건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서정민 중앙지검 형사13부장은 국무조정실로 파견됐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를 맡아온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이동했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의 주요 권력사건의 핵심 수사를 담당하던 수사팀장들이 대부분 좌천 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난 방면에 법무부에서 추미애·박범계 장관을 보좌하던 검사들의 수사 보직 이동은 예상대로 이루어졌다.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중앙지검 4차장에 보임됐다. 추미애 전 장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은 진재선 서산지청장이 중앙지검 3차장으로 발령됐다.

윤 전 총장 감찰·징계 청구 당시 실무를 주도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성남지청장으로 이동했다.이와 반대로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찰 조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임은정 대검 검찰정책연구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전보됐다.

한편 이번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여검사들의 주요 보직 발탁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법무부 대변인에 박현주 서울동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발탁됐다.법무부 대변인에 여성 검사가 기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검사들의 주요 보직 발탁도 주목할 부분이다.(사진=방송 캡처)
여검사들의 주요 보직 발탁도 주목할 부분이다.(사진=방송 캡처)

이어 대검찰청 대변인에는 서인선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장이 발탁됐다.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도 이혜은 평택지청 형사1부장이 맡으면서 법무부·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의 공보 담당 검사는 모두 여성 검사가 맡게 됐다.

또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은 디지털성범죄 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문지선 법무부 아동인권보호 특별추진단 팀장은 형사법제과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전체 여성 검사 비율이 32%지만 부장검사급은 17%, 차장검사급은 8%라며, 여성 간부 비율을 늘리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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