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중앙뉴스=박종민] 하절기(夏節期)에 접어든 요즈음이 본격적인 농사철이다. 6월 들어 기온이 급격히 오르고 그간 내린 잦은 비에 많은 강수량으로 인해 논과 밭에 물관리가 수월해졌다. 하늘만 빤히 쳐다보던 천봉지기 논배미에도 물이 충분히 고여 있다.

많은 농가가 이미 모내기를 마쳤고 밭작물 재배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농민들은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일손이 무한대로 필요한 농번기에 접어든 것이다.

집 집마다 풍년 농사를 목표로 희망이 부풀어 오르며 모처럼 농촌이 활기에 차 있다. 그처럼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 써야 할 만큼 남의 도움이 절실한 시기가 되었다. 온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농군(農軍)의 한해 농사 작전이 지금부터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는 실전 상황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농사는 여러모로 품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이다. 소득이 낮은 일차산업이면서도 단순한 작업이 별로 없다. 농업 소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적이며 기능적인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보조 지원 노역(勞役)이 반드시 수반 되어야만 한다. 많은 인력이 동원되어야 원만히 일을 추진하고 처리해 나갈 수가 있는 복합적 혼합작업이다.

과거 한때 600여만 가구 이상이나 되든 농가가 도시화 산업화에 따라 오늘날엔 100여만 가구로(지난해 연말 기준 1백만 7100가구)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에 자연스럽게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도 반절 이상 줄어든 상태이다. 게다가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 중에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대다수 농가가 고령화가 되었다는 입증(立證)이다.

그동안 농업기반시설은 농로개설이나 경지정리와 수리시설 확충으로 완벽하리라 싶게 확립했고 미진한 곳은 개보수 등등에 정부가 발 벗고 나서 많은 예산투자를 해 온바 농사경작의 기본 토대는 제대로 갖춰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일을 얼마만큼 효율적이며 능률적으로 처리해 낼 수 있는가의 가용인력에 있다.

요즘 농촌엔 대부분의 농가가 고령화되어 활력이 있게 일을 소화해낼 일손이 있을 리가 없다. 노인들 인력으론 해내야 할 일손이 딸려서 허 우적댈 수밖엔 없다. 물론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특별하게도 농사는 적절한 절기와 시기에 제대로 맞춰야만 산업생산이 가능하니 말이다. 농사는 타이밍의 산업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거기 있다. 적절한 때를 놓치고 나면 끝장이다. 일손이 턱없이 모자라다.

그러니 본격적인 농번기에 접어들면서 여기저기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농민들의 모습을 자주 많이 보게 된다. 적절한 때를 놓치면 어쩌나 하며 애가 타는 것이다. 일손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나마 농가의 부족한 일손과 인력을 충원해 주고 있는 게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산업연수생 명목으로 들어온 외국인들이다.

이들이 없다면 소득은 고사하고 농업생산 자체가 불가하리라 여겨진다. 차제(此際)에 농촌과 농가에 관심과 지원과 배려를 확대해야 할 때라 싶다. 과거 한때 대학생과 도시민들의 농촌돕기에 적극적 나선 활동 사례가 있다. 민관(民官) 불문하고 농가일손 돕기에 나서야 할 이유이며 국민 된 도리이기도 하다. 가뜩이나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기상이변과 재해 발생이 빈번해 지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생각해봐야만 한다.

우리가 먹고 살아가는 농산물만큼은 우리가 직접 청정하게 만들어 내야 하는 사명감이 농가 농민에게 주어져 있음은 물론이다, 온 국민이 건강한 농산물을 먹어야 할 권리도 있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십시일반 격 손을 모아 농가 일손을 거들어 줘야 하는 건 국민 된 도리이며 순리라고 강조하는 바이다. 건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서 건강한 육체가 유지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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