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자유극장 개막...남녀배우 2가지 버전 선봬

연극'분장실' (사진=T2N미디어)
연극'분장실' (사진=T2N미디어)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일본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 '분장실'이 국내 무대에 오른다. 30일 T2N미디어는 안톤 체홉의 '갈매기'가 공연 중인 어느 극장의 분장실이 배경인 ‘분장실’이 오는 8월과 9월, 대학로 자유극장에 오른다고 밝혔다.

T2N미디어에 따르면, 이번 무대는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 작고 이후 첫 해외 공연이다. 각각 여자배우 버전과 남자배우 버전으로 개막한다. ‘분장실’은 올해 4월 타계한 일본의 유명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으로, 1977년 초연 이후 일본에서 누계 상연횟수가 가장 많은 작품 중 하나로 기록됐다.

지난 2009년에는 일본의 국민 배우 코이즈미 쿄코(小泉今日子)ㆍ아오이 유우(蒼井優)ㆍ무라오카 노조미(村岡希美)ㆍ와타나베 에리(渡辺えり)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배종옥, 서이숙, 정재은, 황영희 등 관록있는 배우들 캐스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공연은 여자 배우 버전과 남자 배우 버전으로 서로 다른 매력으로 선보인다. 두 버전 모두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동시대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모든 삶에 대한 위로와 애도, 희망의 정서를 담았다.

주로 프롬프터를 하거나 남자 단역을 맡아 여자 역에 대한 로망이 있는 ‘A’ 역에는 브라운관과 무대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우 서이숙과 정재은이 더블 캐스팅 됐다. 두 사람은 극중 자신의 연기에 자신감이 없지만 진지하고 매력적인 연기톤을 가진 ‘A’ 역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8월 무대에 여자 배우 버전에 신경수에 이어 남자 배우 버전 오세혁이 9월 무대를 선사한다.

한편 이 작품은 ‘갈매기’가 공연 중인 어느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무대에 대한 배우들의 열정과 배역에 대한 갈망, 삶에 대한 회한을 그린 희비극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겪은 4명의 배우들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체호프의 ‘갈매기’와 ‘세 자매’ 등 고전 명작의 주요 장면을 연기하며 각자의 사연을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갈매기’의 니나 역에 대한 갈망이 크고 호기심과 애교가 많은 ‘B’ 역은 영화와 드라마, 연극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우 배종옥과 황영희가 나눠 맡는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오랜 세월 분장실을 지켜온 ‘A’와 ‘B’는 공연을 준비하는 ‘C’를 보며 자신들의 지난 과거를 회상한다.

여기에 연극 ‘와이프’, 드라마 ‘미씽 : 그들이 있었다’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 우정원이 극중극 ‘갈매기’의 니나 역을 맡고 있는 ‘C’ 역으로 분한다. ‘C’는 분장실에서 끊임없이 대사를 암기하며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캐릭터다.

니나 역 ‘C’의 프롬프터를 맡고 있는 ‘D’ 역에는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베르나르다 알바’로 눈도장을 찍은 이상아, 드라마 ‘청춘시대2’, 영화 ‘완벽한 타인’의 지우가 캐스팅 됐다. 품에 항상 베개를 안고 다니는 ‘D’가 사실 니나 역을 맡은 게 자신이었다는 망상을 하기 시작하면서 분장실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제작사 T2N미디어는 “막 뒤에 선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열망하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힘든 삶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찬란하게 살고 싶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 작품을 통해 나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