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인 신농가월령가 ] 맹도 꽁도 들을 수 없는 사막이구려
[이재인 신농가월령가 ] 맹도 꽁도 들을 수 없는 사막이구려
  • 이재인
  • 승인 2021.07.1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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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이재인 전 경기대 교수 /소설가
이재인 전 경기대 교수 /소설가

[중앙뉴스=이재인] 천성산 도뇽룡(도롱뇽) 몇 마리 살리려고 원효터널 공사가 3년이나 지연된 희대의 사건이 있었다. 그 중심에 여승이 나서서 국비 수 천 억을 날리게 했던 일이 있었다. 돌이켜 보노라면 습지가 농지로 계량되고 맹독성 농약이 점점 더 많이 사용되면서, 우리들에게 정겨운 울음을 들려주던 맹꽁이들도 차츰 자취를 감추어 간 듯하다.

천성산 여승은 이런 일을 미리도 예측한 것일까? 천성산 여승이 이런 변이를 안다면 포클레인이나 중장비 위에 누울 일이다. 우리가 흔하게 쓰는 말이 맹꽁이다. 맹꽁이는 절대로 맹하지도 꽁하지도 않은 성질을 지니고 있다.

습한 땅속에 사는 맹꽁이는 오랜 장마 속에서도 끈질기게 버텼다. 비가 끝없이 내려도 수놈이 “맹!”하고 신호를 보내면 암놈이 “꽁!”하고 화답했다. 영묘한 척추동물이다. 원산지는 한국이면서 만주지역에도 분포되어 있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먹이로는 딱정벌레, 개미를 주로 먹되, 잡식성 동물이다. 맹꽁이의 모습은 또 어떠한가? 주둥이는 짧고 뾰족하다. 여기에 맹꽁이는 특이한 울음 주머니를 달고 있다. 여기에서 뱉는 음성부호가 맹-아니면 꽁-이다. 주로 습지에 서식하면서 야간에만 나와 먹이를 포식한다.

맹꽁이는 위, 아래 이가 없는데 혀는 타원형이며 돌기는 없다. 눈동자는 검은색에 타원형을 띄고 있고, 눈꺼풀 가장자리에는 노랗게 가는 줄이 가 있다. 몸통은 기이하게 팽창되어 있는 것이 특이한데, 개구리와 두꺼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어딘가 좀 모자라 보이거나 융통성이 없는 사람들의 행위를 가리켜 “맹꽁이”라 칭한다. 이런 명칭은 맹꽁이를 모욕하는 처사이다. 너무나 오랜 세월동안 무시당하고 천대되어 온 탓인지 터널 공사도 없는 농촌에도 씨가 말랐다.

천적인 뱀도 없는 세상에 맹-꽁이 소리를 이제는 기계음으로나 들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농사를 짓고 밭을 일구는 땅이라지만, 오늘날 농촌, 산촌에는 적막한 공기만 감돌고 있다. 맹꽁이의 울음이 점점 그쳐져 가는 오늘날, 우리의 태도도 함께 되짚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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