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폭탄 투하부터 폐허된 용산 일대까지..영상17점, 사진80점 등 총 100여점 전시

7월 16일 폭격을 받은 용산철도정비창 모습(사진=서울시)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6·25전쟁 당시 용산대폭격으로 폐허가 됐던 용산의 생생한 모습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미 공군이 폭탄을 투하하는 장면부터 한순간에 잿더미가 된 용산철도정비창 일대의 모습까지 공개되는 자료는 미국 국립문서보관청에서 보관하고 있던 원본과 편집영상 17점 및 사진 80점이다.

서울시는 용산대폭격이 있었던 7월 16일을 맞아「7월 16일, 용산」기획전시를 용산도시기억전시관에서 17일(토)부터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개되는 자료는 원본과 이를 편집한 영상 17점 및 사진 80점으로, 50년대 6.25전쟁 직후 서울과 용산 일대 시민의 삶을 집중 조명한다.

1950년 7월 16일 당시 미군이 서울을 재탈환하기 위해 용산철도정비창과 용산기지 일대를 대폭격했다. 이 공격으로 조차장 내 철도와 철로가 대부분 파괴됐고 서울공작창 건물과 설비 역시 폭격을 받고 파괴됐다. 8월까지 이어진 집중 폭격으로 무고한 서울시민 1587명이 희생됐다

1953년 유엔에 고용된 한국인 노동자들의 용산 배수로 공사 모습(사진=서울시)

공개되는 영상에서는 용산철도정비창과 용산기지 일대를 대폭격 장면과 1951년 1‧4후퇴 후 용산‧서울역 일대 시민들의 모습,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서울이 유엔과 미군의 원조 아래 도로, 상수도, 병원 등을 세우며 도시 인프라를 복구해 나간 과정을 시간 흐름대로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는 이번 ‘7월 16일, 용산’전시를 ▴폭격 ▴귀향 ▴복구 ▴재건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기 위해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시간당 10명 이내로 관람 인원도 제한한다.

먼저 폭격: 피하다, 머물다섹션에서는 1950년 7월~8월까지 용산대폭격을 비롯해 남산, 광화문, 용산 일대를 미군이 촬영한 사진‧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미 공군이 용산 상공에서 포탄을 투하하고 이로 인해 폐허가 된 용산철도정비창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서빙고동, 후암동, 명동 일대의 50년대 모습도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1950년 7월 16일 미공군 B-29기가 용산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는 모습(사진=서울시)

이어 귀향: 떠나다, 돌아오는 1951년 한국군과 유엔군이 38선 이남으로 퇴각한 1‧4 후퇴 후 용산과 서울역 일대 시민들의 모습을 공개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들이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모습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들여다볼 수 있다.

복구: 돌 하나도 소중하다에서는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전후로 서울역, 용산역, 노량진 일대에 도로, 상수도, 병원 등이 다시 세워지는 모습을 담았다. 용산기지를 재건하는 미공병대, 용산 효창동 배수로 공사에 투입된 시민들의 모습 등을 통해 도시를 복구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건: 용산, 삶은 이어지다에서는 유엔한국재건단(UNKRA), 미군대한원조단(AFAK)의 원조 아래 경제, 사회, 보건 등 사회 각계분야에서 국난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소개한다. 미 해군과 미국 건축가가 서울시립시민병원 신축을 논의하는 모습, 50년대 노량진에 세운 ‘국립서울모자원’ 등 새로운 희망을 품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시민들의 모습이다.

이밖에 영상‧사진 100여 점은 전시관 2층에 마련된 ‘기록방’에서 자유롭게 원본을 열람할 수 있다. 기록방에는 용산기지와 관련된 300여점의 사료를 시민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조성돼 있다. 시는 서울기록원, 서울시립대, 용산기지 관련 전문가 그룹 등과 함께 그동안 수집해온 용산 관련 사료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기록방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전시관람은 서울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매주 화요일~토요일 오전10시~오후7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서울시 이정화 도시계획국장은 “이번 기획전시는 1950년 6‧25전쟁 발발로 인해 서울과 용산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까지 발전·성장해 왔는지 집약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라며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용산 도시개발 방향과 용산공원 조성이 어떻게 잘 맞물려 나가야 하는지 방향을 모색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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