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증식 5마리 중 1마리’ 중국에서 돌아와

강화도 갯벌에서 관찰된 방사 저어새 Y21(사진=환경부)
강화도 갯벌에서 관찰된 방사 저어새 Y21(사진=환경부)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저어새 1마리가 방사 1년 만에 무사히 돌아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7월에 국내외 처음으로 인공증식 후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저어새가 1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돌아온 저어새는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2019년 5월 15일 인천 강화군에서 만조 시 물 속에 잠길 우려가 있는 10개의 알을 구조해 인공 증식한 4마리와 같은 해 8월 26일 인천 송도 갯벌에서 구조한 어린새끼 1마리를 대상으로 1년간의 야생적응훈련을 실시한 후 지난해 7월 1일 강화도 갯벌에서 방사한 5마리(Y21~25) 중 1마리(Y21)다. 
 
연구진에 따르면 3마리 Y21~23을 위치 추적기와 가락지를 달아 방사했고, 나머지 2마리 Y24~25는 가락지만 달아 방사했다. 이번에 저어새 Y21는 지난해 11월 3일 우리나라를 출발해 11월 4일 중국 저장성 닝보시 리양 만에 도착했다.

중국 리양 만에서 월동하던 이 저어새는 올해 4월 24일 북쪽에 위치한 타이갱 만으로 이동하여 28일간 체류하다가 5월 21일 800km를 비행한 끝에 5월 22일 전남 고흥군에 도착했다. 현재 이 저어새는 전남 영광군 갯벌과 칠산도를 거쳐 현재 충남 보령 해안 일대에서 활동 중이다.

방사 저어새(Y21)의 이동경로(사진=환경부)
방사 저어새(Y21)의 이동경로(사진=환경부)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최근 보령 해안 일대의 현장을 조사한 결과 이 저어새는 단독으로 생활하지 않고 다른 저어새 4마리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와 무리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걱모양의 부리가 특징인 저어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 위기종(EN)으로 분류된 여름철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필리핀 등 동아시아 지역에만 서식한다. 눈앞에 검은색 피부가 넓게 노출되어 부리와 눈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저어새는 전 세계 약 90%의 번식쌍(2020년 기준 1,548쌍)이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에서 번식한다. 

논둑에서 휴식 중인 방사 저어새

한국에서는 종(種)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205호로, 전라남도 영광 칠산도의 괭이갈매기·노랑부리백로 및 저어새 번식지를 천연기념물 제38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한편, 방사한 나머지 저어새 4마리 중 2마리 Y22, Y23는 중국 등 월동지로 이주하지 않다가 지난 겨울 죽은 것으로 확인됐고 또 다른 한 마리 Y24는 중국에 이동한 후 현지 탐조가에 의해 올해 3월까지 쑤저우시 타이후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나머지  또 다른 한 마리Y25는 관찰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인공증식 저어새의 우리나라 복귀는 동아시아 고유의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보전을 위해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라며, "번식지와 월동지를 함께 보호하는 국제협력 연구가 필수적인 만큼 중국, 대만, 일본 등 주요 월동국가와 함께 국제협력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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