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 거리두기’ 인터뷰...코로나19가 바꾼 올림픽 경기장 풍경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도쿄올림픽 개막 첫날부터 메달이 쏟아지기 시작하면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58년간 이어져왔던 메달 시상식 풍경이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달라졌다."

금빛 사냥을 끝낸 대한민국 양궁 남매는 이날 "셀프 수상식에서 서로에게 수여하는 방법을 택했다."(사진=연합)
금빛 사냥을 끝낸 대한민국 양궁 남매는 이날 "셀프 수상식에서 서로에게 수여하는 방법을 택했다."(사진=연합)

가장 위험한 올림픽이라는 경고속에 무관중 경기가 이어졌고, "선수와 심판 등도 마스크를 썻다 벗었다"를 반복 하는 등 "메달 시상대에서 부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까지 모든 공간에 거리가 생겼고, 위너(winner)인 승자는 관중들의 환호없이 스스로를 위로해야 하는 올림픽"이 되버렸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올림픽조직위원회와 IOC가 선택한 최소한의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승자의 기쁨을 마음껏 표출할 수 없는 올림픽이 되긴 했지만 선수들에게는 그나마 경기가 열린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4일 오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혼성 단체전 결승전에서 드디어 대한민국의 첫 금빛메달이 나왔다." 양궁은 대한민국의 효자종목으로 가장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이다.

역시 이날도 양궁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주인공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혼성 단체전에 나선 안산(20)과 김제덕(17)이다. 김제덕은 양궁의 최연소 올림픽 메달 수상자라는 영광도 얻었다.

금빛 사냥을 끝낸 대한민국 양궁 남매는 이날 "셀프 수상식에서 서로에게 수여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나마 혼자가 아닌 단체전 수상이어서 가능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유력 인사가 시상대 앞까지 메달을 가져오기는 하지만 유력 인사가 선수의 목에 메달을 걸어 주고 악수나 포옹을 통해 축하를 하는 등의 예전의 모습은 볼 수" 없다. 선수들 역시 서로 서로를 축하해 주는 등의 세리머니를 진행하지 않는다.

수상대에 함께올라 기념사진을 찎는 등의 과거 모습도 볼 수 없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이날 안산(20)과 김제덕(17) 역시 쟁반에 놓인 금메달 2개를 시상대 가장 높은 곳, 금메달 주인공만 올라설 수 있는 시상대에 서서 금메달을 건네받고 서로의 목에 걸어 줬다.

이반 도쿄올림픽에서는 "전체 경기의 96%가 관중석을 개방하지 않아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처럼 시상식장 안에서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함성소리를 기대할 수" 없다.그런데도 수상자들은 나름대로 승리를 자축하는 방밥을 찾아 즐기고 있다.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에게 메달을 목에 걸어 주는 시상식은 "1960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에서 처음으로 도입됐다." 리본을 단 올림픽 메달도 당시 처음 등장했다. 그 전까지 올림픽에서 메달은 상자나 쟁반에 담겨 선수에게 전달됐다. 심지어는 선수가 직접 메달을 수령하기 위해 조직위원회로 찾아가기도 했다.

한편 이번 도쿄올림픽 전체 1호 금메달리스트는 중국 여자 10m 공기소총 국가대표 양첸이다. 양첸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부터 건네받은 메달을 조국의 상징색인 빨강·노랑 바탕의 마스크에 대고 입맞춤한 뒤 두 팔로 하트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시상대에서 ‘메달 깨물기’ 세리머니는 이번 올림픽에서는 금지사항이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이 지침을 경기 초반이라 그런지 잘 지켜지지 않고있다. 실제로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 A홀에서 열린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는 마스크를 벗고 은메달을 입으로 물었다."

튀니지 태권도 국가대표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가 58㎏급에서 준우승한 뒤 마스크를 벗고 은메달을 입으로 물고 있다.(사진=연합)
튀니지 태권도 국가대표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가 58㎏급에서 준우승한 뒤 마스크를 벗고 은메달을 입으로 물고 있다.(사진=연합)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는 이날 세계 랭킹 1위인 한국의 장준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3위로 시상대에 오른 장준은 마스크를 쓴채 자신의 목에 동메달을 직접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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