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자들의 운명
여야 대선후보자들의 운명
  • 전대열 대기자
  • 승인 2021.08.0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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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열 대기자
전대열 대기자

[중앙뉴스 칼럼기고=전대열 대기자]대통령의 임기를 헌법에 명시한 것은 정치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왕조처럼 죽을 때까지 최고 권력자로 군림한다면 정치의 가변성은 한 자리에 정체되어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숨을 거둘 때까지라는 대명제 앞에 어느 누구도 올바른 진언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구태여 과거를 들척일 것도 없이 현재의 북한 실정을 보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의 정권은 70년을 넘게 굳건하다. 고려시대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최씨 무신정권이 4대를 이어가며 독단했던 시절과 비슷하다. 북한정권의 무한성은 왕조를 뛰어넘는 일인독재 체제다. 위원장 동무의 연설에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는 이유로 고사포로 쏴 죽이는 정권이니 어느 누가 나서서 바른 소리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는 ‘48년도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할 때 미국의 영향을 받아 대통령의 임기를 4년으로 하되 1차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도록 헌법을 만들었다. 유진오가 초안한 헌법안은 내각책임제를 도입했으나 이승만이 하루아침에 대통령제로 바꿨다. 자기가 대통령을 하기 위해서다.

국회에서 선출하던 대통령을 국민직접선거로 바꾸고 중임만 허용하던 것을 초대 대통령은 3선 4선도 가능하게 헌법을 뜯어 고친 게 이승만이다. 정치파동을 거쳐 대통령직선제와 3선개헌을 강행하면서 국회에서 부결된 헌법안을 사사오입이라는 전대미문의 수학공식을 원용하여 가결로 탈바꿈하는 왕조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재수법을 구사하여 영구집권을 노린 것이다.

자유당 정권의 단말마적인 악수는 결국 3.15부정선거로 국민의 진정한 의사를 깡그리 뒤엎어버리는 만행으로 진전되었고 결국 4.19혁명의 회오리 속에 스스로 무너졌다. 민주혁명의 덕을 본 장면정권은 내각책임제로 운영되었으나 무능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5.16군사쿠데타로 막을 내렸다.

박정희는 군복을 벗고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임기는 4년이었다. 그러나 3선개헌으로 한 차례 더 당선하더니 10월유신을 선포하면서 영구집권으로 들어갔다. 유신정권은 긴급조치를 9호까지 발령하면서 아예 인권과 자유는 말살하고 오직 중앙정보부를 이용한 정보정치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았다. 10.26사건이 없었다면 박정희정권은 좀더 긴 숨을 누렸을지 모른다.

박정희 시해 조사단장으로 취임한 전두환은 난세를 이용하여 정권을 거머쥐었다. 이 때 재야에는 3김씨가 때를 만났다고 생각했으나 전두환의 군사세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여론을 휘어잡을 ‘단합’밖에 없었으나 세 사람 모두 제 각각이라 국민의 힘을 한군데로 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역사에 가정은 불필요한 일이지만 당시 3김씨가 한 덩어리로 뭉쳤더라면 감히 전두환세력의 도전은 힘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전두환의 야욕은 12.12사태로 이미 노골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3김씨는 여기에 대처할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다섯 달이 지나 5.18이 터질 때까지 멍청하게 대통령 될 꿈만 그리고 있었다.

나는 5월17일 밤늦게 술 한 잔 마시고 집에 들어가다가 잠복해 있던 중정요인들에게 체포되어 남산에 끌려들어갔다. 열흘 동안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하 감방에서 고문만 받다가 나중에야 광주에서 거대한 저항이 있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것도 수사관들의 유도심문에 광주시민의 위대한 저항을 체포된 사람들의 사전 공작 때문이라고 덮어씌우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다. 전두환은 대통령 임기를 7년 단임으로 하고 임기를 채웠다. 국민들은 직선제 개헌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나왔고 6.29항복선언을 받아냈다.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으로 고쳤다. 직선제는 곧 군사정권의 끝냄이다. 그런데 이번에도 3김씨는 또 고질적인 분열에 몰두하여 각자출마를 고집했으니 노태우가 웃으며 군사정권을 이어받는 어이없는 사태로 번졌다. 소위 ‘87체제가 34년째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보수일색이던 정치판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각개 약진하면서 진보세력의 현저한 진출이 눈에 띈다. 김대중과 노무현시절에도 코드인사와 이념에 치우친 편향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재인처럼 청맹과니 식 마구잡이는 없었다.

촛불을 내세운 적폐청산은 새로운 폐단을 양산하였으며 상전이 된 민주노총의 일방통행은 국민을 허탈하게 만든다. 이제 열달 앞으로 대선이 다가왔다. 여야 모두 후보들의 경쟁이 심화된다. 여당은 이재명의 독주에 이낙연의 추격이 가파르고 야당은 윤석열과 최재형의 대결처럼 보인다. 누가 후보로 뽑히던 그들은 제왕적대통령으로 군림하면 안 된다. 개헌을 못하더라도 스스로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장관청문회는 ’인준‘으로 바꿔야 한다. 청와대 조직은 3분의1로 줄여야 한다. 고위 공직자 인사권도 장관 등에게 이양하라. 이런 결단이 있은 다음에야 후보로서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의 안전한 정치운행을 위해서.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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