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윤장섭 기자]이슬람 무장 조직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아프가니스탄 산수들이 패럴림픽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2020 도쿄 하계패럴림픽에 출전하기위해 수도 카불에 체류하던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 선수들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마비된 공항을 빠져나오지 못해 결국 도쿄 패럴림픽 위원회에 불참"을 통보했다. 탈레반이 예상보다 훨씬 일찍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입성해 공항은 아수라장이 됐다.

아리안 사디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대표팀 단장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던 두 선수가 카불에서 나오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은 이번 대회에 여성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3)와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를 출전시킬 계획이었다. 이 둘은 24일 개막하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16일 카불을 떠나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이었으나 "항공편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사디키 단장은 전했다.

미국공영방송이자 인터넷 라디오방송사인 NPR은 16일, 패럴림픽 참가가 예정돼있던 아프가니스탄 선수들이 도쿄로 이동할 수단이 없어 참가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이 패럴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아프가니스탄은 1996년 애틀랜타 패럴림픽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했고, 탈레반이 무너진 뒤인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대회부터는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하계 패럴림픽에 선수단을 내보냈다.

사디키 단장은 도쿄 패럴림픽 위원회에 불참에 대해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될 예정이었던 쿠다다디는 탈레반의 정권 재장악으로 패럴림픽의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

한편 현재 탈레반의 폭력과 억압을 피해 수천 명의 아프간 시민들이 카불 국제공항으로 몰려들면서 공항이 마비된 상황이다. 언제부터 출국이 재개될지는 알 수 없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 당시 축구와 크리켓 같은 경기를 장려하는 한편, 경기장에서 공개 처형을 집행하는 등 스포츠를 공포 정치 수단으로 이용했다.

이번 패럴림픽은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