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중학교 양궁부 폭력에 양궁협회 공식 사과...왜?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체육계의 학폭논란이 수면위에 다시 올랐다. 경북 예천군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활을 쏴 상처를 입힌 사건이 일어나 대한양궁협회가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발생했다”며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예천군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활을 쏴 상처를 입힌 사건이 일어나 대한양궁협회가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사진=도쿄올림픽 양궁장 모습. 사진은 본문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방송 캡처)
예천군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활을 쏴 상처를 입힌 사건이 일어나 대한양궁협회가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사진=도쿄올림픽 양궁장 모습. 사진은 본문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방송 캡처)

대한양궁협회는 23일 양궁협회 홈페이지에 사과 입장문을 내고 "피해 학생의 치료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 4일에 발생했다.

지난 4일 오전 10시쯤 경북 예천의 한 중학교에서 양궁부 3학년 학생 A군이 1학년 후배 B군에 연습용 화살을 3m 정도의 거리에서 쏴 B군이 상처를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B군은 등에 상처를 입었다. 사건 당시 가해 학생 A군은 코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에 코치가 병원에 갔고, 양궁부 학생들은 3시간 동안 연습"을 했다는 것,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2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해 학생인 3학년 A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아들과 같이 양궁을 하던 학생이었다"며, 같은 학년 다른 친구랑 돈도 뺏고. 애들을 괴롭히고 때렸다고 했다. 심지어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활까지 쏜 것"이라고 말했다.

B군의 아버지는 "사건이 일어났던 날 아들의 옷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상처를 뒤늦게 발견했다"고 했다. 가장 먼저 "엄마가 옷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보고 B군에게 '이거 뭐야' 하면서 아들의 옷을 들춰보았다"는 것, 이때 B군의 몸안에 상처가 너무 선명하게 있었다며 B군에게 상처가 난 이유를 물어봤지만 말을 안 했다는 것,

옷에 구멍이 뚫린 피해자 B군의 상처난 사진(사진=피해자 부모가 공개한 사진 캡처)
옷에 구멍이 뚫린 피해자 B군의 상처난 사진(사진=피해자 부모가 공개한 사진 캡처)

결국 "B군의 아버지가 윽박도 지르면서 뭐라고 했고 이에 B군이 피해 사실을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B군의 아버지는 이어 아들 외에도 6~7명의 피해 학생이 더 있었다고 주장했다.

B군의 아버지에 이어 B군의 친형은 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며 가해 학생은 다른 학교로 보내졌지만 예천군에는 양궁부가 있는 학교가 딱 한 곳이어서 동생이 중학교에 진학을 하면서 가해 학생과 다시 만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폭력과 관련해서 "가해자가 일을 크게 만들면 양궁부가 해체된다고 주장하며 합의를 요청했다"는 내용도 밝혔다.

덧붙여서 피해자의 친형은 "가해자 A군은 활로 제 동생을 쏜 살인 미수범"이라며 "가해자가 절대 다시는 활을 잡지 못하게 해 달라"고 협회측에 호소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양궁협회는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 학생 학부모와 연락해 피해 학생의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위해 협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징계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궁협회는 "학교 운동부 내 폭력 사건 가해자 및 책임자에 대해서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소속 시·도 (협회)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징계를 결정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대한양궁협회는 징계 권한 유무를 떠나 협회 차원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엄중한 대응을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양궁협회는 "24일, 1·2차 징계권한 단체인 경북양궁협회 및 경북체육회에 공문을 발송해 본 건에 대한 조사와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조속한 개최를 요청했고, 향후 해당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소홀한 부분이 없도록 책임과 의무를 다할 예정”이라며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 및 인권교육 강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중학교 양궁부 선배가 후배를 활로 쏜 사건, 학교폭력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당장의 이 사건은 살인미수로 끝났지만, 실제로는 피해 학생의 죽음으로 끝난 학교 폭력 사건도 셀 수 없이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다. 중학교 3학년의 나이이면 활이 사람을 쏘았을 때 죽일 수 있는 무기라는 것을 충분히 알 나이다”라며 “그럼에도 얼마든지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일 수 있는 그 행위를 거리낌 없이 행했다. 학교폭력을 손쉽게 행해도 좋을 비행이라고 생각한다는 증거다”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학교 측은 살인미수죄를 은닉하는 죄를 저질렀다”고 날을 세웠다.

청원인은 “철두철미한 진상 조사와 관련자 처벌이 이뤄지기를 청원한다”며 대한민국에서 "학교폭력의 뿌리를 뽑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양궁부 선배가 후배를 활로 쏜 사건의 청원은 24일 10시 기준 1만 5000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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