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중앙뉴스=박종민] 새벽녘 일찍 잠에서 깨어 일어나면 훤하게 여명 빛이 이는 동녘 하늘을 향해 주문을 외곤 한다. 매일 매일 습관적 행동이다. 오늘도 밝고 진취적인 건강한 하루가 되게 해 달라고 소원한다. 다가오는 매시간 시간이 값지고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되게 점지해 달라고 요청하며 소구(所求)한다. 그러면서 각오를 다지며 갈구(渴求)하고 기원한다.

누가 듣거나 말거나 절절하고 절실하게 원셀프(oneself) 청원하는 것이다. 어둠에 묻힌 컴컴한 하늘은 대답이 없다. 아무런 기척이 없다. 잠잠하고 고요할 뿐, 내 심사를 알 리가 없으리다. 그러나 나는 위대한 신의 섭리를 믿고 고대하며 기대한다. 해야 할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이뤄지리라 확신하면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 했기에 신께선 무심하시진 아니하리란 생각을 하며 마음을 다독이며 다잡는다. 이런 생각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노력을 다하는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가 처한 시대 정황이 매우 복잡하며 다난하기에 말이다. 난제 들의 해소가 절박하다.

사람 각자마다의 사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현재를 살아나가는 삶의 현실과 현장이 고달프고 각박하단 얘기다. 주변에서 만나는 누구는 쓴웃음을 지으며 하소연하고 또 다른 이는 인생을 포기라도 한 듯 몹시도 괴로운 표정으로 투덜대고 있다. 살다 보면 이까짓 거쯤이야 하면서 대범하고 꿋꿋해야 하건만, 잔뜩 기죽어 있다. 인간은 그런 약한 존재이다.

작은 충격만 받아도 쉽게 상처받고 쉽게 지치며 포기하고 나자빠진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며 강인한 척하고는 있지만, 능력도 의지도 약하디약한 성정을 가졌다. 게다가 변덕도 심하고 인내심도 부실하다. 예상치 못 한 일이나 정황에서도 그만 주저앉는 나약함도 가졌다.

충분히 대처할 수가 있는 일인데도 그냥 기피하고 만다. 더러는 스러져 쩔쩔매며 방황하기 일쑤다. 바글바글 와글와글 북적대며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자주 목도되는 사례이다. 좀 더 깊숙이 나의 이웃과 내가 살아가는 생활 주변의 삶을 들여다보고 살펴본다. 역시 축축 처져있기도 하고 주눅이 잔뜩 들어 바짝 긴장하고 비실비실대며 힘겨워하고 있다.

불황과 불경기와 취업난에다가 설상가상 코로나펜데믹이 2년 가까이 길게 이어지면서 야기되는 정황이다. 좌절하며 탄식하는 이들이 수두룩하게 많다. 내가 살아 온 역정을 되돌아보며 생각한다. 내 또래는 전란기 이후에 닥친 고난의 세월을 겪으며 꿋꿋하게 잘 견뎌내고 극복해왔다.

소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한다. 그랬기에 미련 없고 후회도 없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는 여생(餘生)이 암담하단 느낌이 앞선다. 살아온 날들보다는 남아있는 인생길이 내일일지 모레일지 장담할 수가 없이 짧은 데다가 앞날을 분간하기 어려운 미증유의 일들이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기에 말이다. 답답하고 암울하다.

눈앞이 캄캄하다. 뿌옇고 어 둑 침침하기만 하다. 사방팔방 오리무중(五里霧中) 혼란스럽다. 그래도 당황하지는 말자. 희망을 소원하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속담이 있지 않은가! 그간 겪어보지 못했던 고단하고 고달픈 세태임은 자명하다. 내 탓 남 탓 아니다.

한 단계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여겨보자. 심신의 안정을 위한 자기만의 강건한 의지와 용기가 필요하다. 위로와 위안이 힘이다. 스스로 보듬고 감싸주는 일이 절실한 즈음이다. 밝은 내일, 안정된 미래를 위해 자신을 아끼고 위하며, 남을 이해하고 양보하며 밀고 끌어 이끌어나가는 호혜(互惠) 정신의 필요함이다. 모두가 두루 편안한 밝은 내일을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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