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꿈꾸는 유토피아, 현재를 미래의 발판으로 삼아 힘든 고비를 넘기는 것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인간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과연 어디일까?
우리는 모두 나만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간다.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기에 과거를, 또 현재를 미래의 발판으로 삼아 힘든 고비를 넘기며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임근우,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Acrylic on canvas, 162.2×130.3cm,  2020
임근우,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Acrylic on canvas, 90.9×72.7cm, 2021

만추(晩秋)의 계절인 "9월의 끝자락에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행복한 여행展'이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달맞이길에 위치한 갤러리조이에서 2021년 9월 24일(금요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린다."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행복한 여행展의 작가는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교수이자 아시아트인서울의 대표인 임근우 작가다. 작가는 그림 속에서 작가 자신이,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더 이상 "신비한 마법이나 불가사의한 환상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임근우,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Acrylic on canvas,  162.2×130.3cm,  2021
임근우,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Acrylic on canvas, 162.2×130.3cm, 2021

작가는 ‘자신이 존재하기 전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모습을 궁굼해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는 "그 수수께끼를 발굴현장의 고고학으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우주의 무한한 상상의 공간에는 어린 시절에 품었던 의문과 미래에 대한 유토피아가 들어 있었다"고도 했다.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행복한 여행展!"... 어쩌면 그것은 "시간을 관통하며 흐르는 윤회에 관한 이야기이고, 과거와 미래를 꿈처럼 탐사하는 대서사시이며, 이상세계에 관한 우리의 빈곤한 상상력을 부끄럽게 하는 무한한 아름다움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공간"일 수 도 있다. 이것은 바로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유토피아 ‘고고학적 기상도’이기도 하다.

임근우,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52x57x25cm, 2021
임근우, cosmos-고고학적 기상도, 52x57x25cm, 2021

작가는 "70년대 TV일기예보 뉴스에서 날씨를 전하는 김동완 통보관이 매직펜으로 삐뚤삐뚤 그리던 내일의 날씨 기상도가 미래를 알려주는 과학적인 '미래예측도'였다"는 것을 그 당시 새롭게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런 깨달음으로 작가는 지난 시대에 남긴 흔적을 찾아냈다. 그리곤 말 없는 역사를 밝히는 과거를 상징하는 ‘고고학’과 기상 통보관이 날씨의 변화를 설명하는 지도와 같은 미래의 상황을 예측하는 ‘기상도’ 개념을 하나로 묶어 그만의 사고로 창조했다.

#사고로 창조한 세게관

작가가 고고학에 심취한 데에는 어린 시절 그의 주변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춘천이 고향인 임 작가는 어린 시절 고인돌이 자연스러운 놀이터였다. "고인돌을 타고 위에 올라가 귀를 대보며 선사시대의 숨결과 원시인 루시가 보내오는 텔레파시"를 느꼈던 건 아닌지.. 그 후로도 "고고학 발굴과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많아 발굴 현장에 수차례 동참했다."

최초의 건축양식인 고인돌 때문일까? 작가는 홍대 미대를 가기 전 건축과에서 건축도 전공했다. 그래서인지 "평면과 입체, 설치까지 넘나드는 그의 작품 영역은 다채롭고 풍성하며 흥미로운 볼거리가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지금 작가가 그리고 있는 'Cosmos-고고학적 기상도'는 그렇게 시작된 것, 그래서 임 작가는 자신이 그려내는 그림은 도원경(挑源境)속에 푹 빠져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토피아 기상도를 그리는 나는 항상 즐겁다라고 말하는 임 작가의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행복한 여행展'은 그래서 필자가 더 기대가 되는 이유다.

한편 문화재 발굴 현장에서 고인돌을 발굴할 때 제일 처음 덮개돌(개석蓋石)을 들어 올렸을 때 수천 년의 세월을 뚫고 전해지는 선사시대의 공기, 그 벅찬 감정을 그는 잊지 못한다고 했다. 청동의 푸른 녹, 에메랄드빛을 머금은 세월의 색을...

임 작가는 잊혀진 시간을 찾아내고 복원하는 일들이 고고학자들의 사명이라면 자신은 그 모든 것을 예술적으로 형상화 시키고 고고학적 상상력으로 또 하나의 고고 예술품을 창조하는 일이 본인의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는 임근우 작가, 그가 고백했던 말처럼 배달민족(?)답게 심산유곡(深山幽谷)어디든 '이 시대의 행복기상도'가 배달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행복한 여행展'전시 포스터
'행복한 여행展'전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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