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8ㆍ15 경축사에서 제시한 ‘공생발전’의 국정기조를 직접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공생발전의 의미와 배경을 상세히 설명한 뒤 대기업이 양적ㆍ질적 팽창을 한 만큼 성장 동력을 만들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역할 변화를 정부와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기업이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며 공생 생태계 구현에 재계가 선도적 역할을 맡아달라고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정몽준 의원을 비롯한 범현대가 오너와 계열사들이 5천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키로 하고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재산 5천억 원을 기부키로 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의 국정 기조인 ‘공생발전’의 의미와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총수 한명 한명에게 말을 걸며 대화를 부드러운 분위기로 유도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는 “딸이 결혼한다면서요, 축하합니다”라고 말을 걸었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이었던 조양호 한진그룹회장에게는 “동계올림픽 유치한다고 수고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기업들이 많이 도왔고, 삼성에서도 많이 돈을 냈다”고 하자 “IOC 위원이니 (삼성은) 당연히 많이 내야 한다”고 말해 폭소를 이끌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방문 때 경제협력에 앞장선 LG 구본무 회장에게도 “큰일을 하셨다”면서 “밥 한번 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STX의 아프리카 사업과 포스코의 콩고 사업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간담회를 위해 어떤 내용을 준비했느냐는 물음에 웃으면서 “내용 없어요”라고 짧게 답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도 공생발전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습니다”고 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열심히 잘하겠다”고 답했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간담회에) 들어가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총수들은 올해 신규 채용과 투자, 협력사 지원 등을 사상 최대규모로 늘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다음은 대기업 그룹 회장들의 주요 발언록.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 나라 안팎의 여건을 보면 우리 경제는 앞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제가 출렁이고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체력이 약한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이 더 힘겨워할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대통령이 밝힌 공생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에 우리 기업들도 모두 공감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서 국민경제에 활력을 주는 본연의 역할을 더 튼튼히 하겠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겠다. 특히 앞으로 공생발전을 위한 거래구조를 선진화하고, 모든 부문에 있어 협력기업의 체질이 강화되도록 노력하겠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지금 경제 불안에 대한 우려가 많아 기업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대통령을 중심으로 어느 누구보다도 빨리 극복한 저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위기도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서 서로 공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계 협력을 강화해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업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31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30대 대기업 총수들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그룹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노력과 함께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친환경차를 비롯한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그동안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한 결과, 1차 협력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2, 3차 협력업체 육성과 체계적 지원을 강화해 건전한 기업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사업을 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의 설립과 지원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 LG는 지난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된 공생발전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

현재 주요 방향이 투자, 고용은 물론 동반성장을 위해 협력회사 연구개발(R&D) 지원, 주요 장비나 부품의 국산화 등 5대 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력사들이 경쟁력 갖추도록 내실있게 하고자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투자와 일자리를 꾸준히 늘리고 수출을 증진시켜 국가경제에 힘을 보태겠다.

더구나 공생발전과 관련,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공생발전에 대해서 주로 사회적 기업을 통한 실천을 해 보고자 하고 있다.

그래서 설립과 지원 육성을 통한 사회책임 경영을 핵심가치로 추구하고 있다.

 영리발전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 사회적 가치 증진에 목표를 둔 사회적 기업 모델이야말로 복지토대를 강조하는 공생발전을 실행하는데 중요한 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 지난 6월달에 포스코 패밀리는 사랑받는 기업 선포식을 갖고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활동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더 강건한 공생발전 기업생태계 위해서 향후 3년간 민간 공동기술투자 500억원, 벤처 창업 지원과 펀드조성에 500억원 등 총 25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 = 롯데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그룹은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지방사업장에선 현지 학생들을 우선 채용하고 여성인력 특별채용 등 다양한 방법 통해 고용 효과 높이겠다. 동반성장 위한 활동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

우리 그룹은 앞으로도 신규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에 적극 동참하여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 신성장산업의 하나로 시멘트 공장이 있는 강원도 삼척 지역에 신재생에너지를 연료로 하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발전과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 초기부터 상생, 동반성장,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공생발전 계획에도 모범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기업 공생의 기준을 저희 회사의 영업이익율 기준으로 해서 협력사보다 더 높은 경우엔 영업이익이 협력업체에도 기여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인식하고 정부 정책에 동참해 나가겠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사실 대통령의 리더십이 없었으면 할 수 없었다.

정부의 강한 리더십에 의해서 대한올림픽조직위원회(KOC)와 유치위가 협력했고 재계에서 앞장서 평창 유치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건희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제한점도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구자홍 LS그룹 회장 = 저희는 올해 LS 파트너십을 모토로 내걸었다. LS 파트너십은 시장과 전체를 파트너십 관점에서 바라보고 열린마음으로 함께 협력하자는 의미다.

기업발전과 공생발전의 가치와 함께 한다고 본다. 동반성장 지원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 건강한 기업, 사회 생태계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산하에 현대경제연구원이 있어 2006년부터 상생협력지수를 파악했다. 협력업체 다니면서 여론조사도 하고 해서 그것을 기업평가와 임원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 우리 사회 각 분야의 격차 줄이는 발전과 일자리가 늘어나는 성장에 대한 말씀은 시의적절한 것이라 생각한다.

두산은 지난해 대폭 늘어난 일자리 창출했고 올해도 창사 이래 최대 인원 채용 예정이다. 특히 고졸자 채용 정책에 발맞춰 대폭 신규 채용할 예정이고,

마이스터고와 전문계고 7개 곳에서 맞춤형 교육하고 당사와 협력사에 채용하고자 한다. 앞으로 시대적 요구에 필요한 기업의 책임 다하겠으며 사회공헌도 확대해 나가겠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반성장 관련해 협력회사들과 상생경영을 위한 재정적 지원, 기술지원, 교육인력 지원 등 각 계열사 단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중소 벤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마케팅 지원, 공동기술개발 등 지원노력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지원사업을 더욱 확대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 현대중공업 그룹에서는 동반성장을 위해 여러 가지 추진하고 있고, 앞으로 우리 사회 불균형 해소시키고 갈등해결에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한 건전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다하고 함께 잘 사는 공동체 만들겠다. 향후 여러 기업에서 되고 있는 정책을 잘 보고 배워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 기업의 목적은 기업과 관계된 이해 관계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고용창출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그룹도 지난해 보다 채용을 늘리고 공생발전의 한 부분인 고졸자 취업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 신세계는 할인점과 백화점을 주력회사로 운영하고 있는데 유통업은 물가안정과 고용창출효과가 큰 사업적 특성을 갖고 있다.

유통단계 축소, 자체 브랜드 상품개발, 마진축소 등을 통해 물가를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 집중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더 큰 혜택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앞으로 신세계는 동반성장을 위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겸허한 자세로 귀를 기울이며 건설적이고 실질적인 실천방안을 확대, 유통 현장에서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지금 미국과 유럽연합(EU) 시장이 많이 위축되고 있다. 우리 경제도 영향을 많이 받아 성장이 둔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겠다고 생각하고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바란다.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은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요한 과제다.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기업이 앞장서야 하는데 대기업은 협력업체에 대한 다양한 분야 지원에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도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며 많은 노력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30대 기업뿐 아니라 모든 기업으로 확산돼야 한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