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부산·경남(PK) 지역 공천신청자들에 대한 여론조사가 22일 시작된다. 전체 출마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지역구당 3~5명의 후보와 현역 의원을 포함시켜 조사를 한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미 공천 탈락할 현역들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며 "당 지도부는 PK를 물갈이 공천의 출발점이자 상징 지역으로 만들 생각"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3선 이상 중진 중 3~4명의 탈락이 기정사실처럼 이야기되고 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주 중 부산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PK에서 민주통합당 바람을 초기에 잠재울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부산 지역 의원들은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한 사상구 등을 찾아 '박근혜 맞바람'을 일으키면 부산은 새누리당이 석권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박 위원장 등 지도부는 또 다른 PK 수성(守城) 전략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공천위원들이 지난 20일 부산 지역에 대한 면접 심사를 하고 난 뒤 '신인들의 자질이 좋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현역 의원, 특히 여론이 좋지 않은 중진들은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현재 부산의 3선 이상 중진은 불출마를 선언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빼면, 친박계에서 서병수·허태열 의원, 비박(非朴)계에서 김무성·정의화·안경률 의원이다.

당 관계자들은 "지난달 여의도연구소의 전국 여론조사 당시 이들 중 3명이 부산에서 교체희망지수 1~3위를 기록했다"고 했다.

공천심사위 관계자도 "이들 중 3~4명을 탈락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는 경남 지역의 경우 3선 이상 의원이 김학송·이주영 의원 둘뿐이어서 부산의 '물갈이'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친박계 핵심으로 본인 외엔 공천신청자가 없는 서병수 의원에 대해서도 "부산은 전역이 전략공천 지역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공천된다고) 100% 장담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부산에 비공개로 공천신청을 한 비례대표 의원은 "당 인재영입위원회로부터 친이 3선 의원 지역구에 내려가서 활동을 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내가 듣기론 (문재인 고문이 출마한) 사상구를 빼곤 후보들이 대충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 지역구에는 인재영입위원회에서 하태경 열린북한 방송대표를 공천 내정자로 정해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 직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최종 경선까지 남겨두지 않고 여론조사 단계를 전후해 배제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 김대식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이성권 전 의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당 공천위원회에서는 그러나 "중진 등 현역을 대거 탈락시킬 경우 이들이 불복하고 출마하면 전체 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한 조직력과 인지도를 가진 현역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여권(與圈) 성향 표가 갈라지면서 민주당에 어부지리로 몇 석을 더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분명히 부산·경남 지역에서 현역 교체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다"면서 "그러나 공천은 살아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설령 사전에 미리 누구를 배제한다고 정했다 하더라도 끝까지 그대로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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