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현대제철, 포스코 등…오너 3세들 약진

16일 삼성전자와 KT, 현대제철, 포스코 등 192개의 상장기업이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주총에서는 사내이사로 선임된 오너 2~3세 경영진들의 참여 확대가 돋보였고, 대표이사 재선임과 관련해 경영진과 소액주주들의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세 자녀 중 처음으로 직접 의사봉을 들고 주총 의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2012년 한해 새로운 도전과 도약을 위해 굳건한 의지를 갖고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나갈 것”이라며 “명문 서비스 기업에 걸맞은 최고의 경영실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부터 삼성전자 LCD사업부를 분사하기로 의결했다. 상반기 중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합병해 ‘삼성디스플레이 주식회사’로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며, 새로운 회사 대표로 박동건 삼성전자 LCD사업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 주총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에 이어 현대제철까지 그룹 3대 핵심 계열사의 부회장을 겸임하게 됐다. 이는 품질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철강을 직접 맡으면서 현대차와 현대제철의 협업을 강화하고 경영승계를 통한 영향력 확대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내수시장 확대에 주력하겠다며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차량 개발과 첨단 전자제어 분야에서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핵심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사의 책임을 최근 1년 보수금의 6배로 제한하는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정준양 회장을 3년 임기의 차기 회장으로 재선임해 2기 체제를 출범했다. 정 회장은 “향후 3년을 2020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는 비전 2020의 빌드업(Build Up) 기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력, 생산력, 판매력에서 절대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패밀리 및 해외사업장을 ‘원(One)포스코’로 통합해 최적의 운영체계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대차그룹과 마찬가지로 이사진 연간 보수의 6배 초과하는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하려는 조항을 신설하려고 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KT는 이석채 회장을 3년 임기의 대표이사에 연심시켰다. 이 회장은 “하락세를 보이는 주가를 보면 속이 상하지만 KT 주식을 잘 샀다는 말이 나오도록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또한 탈(脫) 통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비전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이 ‘이석채 회장 퇴진’ 구호를 외치며 고성을 지르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파행을 겪기도 했다.

한편 하나SK카드는 정해붕 하나은행 부행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고, 하나캐피탈 신임사장에는 이영준 하나은행 리테일영업추진본부 담당 부행장보를 내정시켰다.

종근당은 계열사인 경보제약 이경주 대표를 종근당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23일에는 SK와 롯데 등 596개 상장사가 주총을 열 예정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