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청소년여행문화학교’ 경기 여강길서 첫걸음

공부와 입시에 지친 청소년들을 위해 신나는 학교가 문을 열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를 걸으며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청소년여행문화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오는 11월까지 10회에 걸쳐 열리는 문화학교가 아름다운 남한강을 따라 걷는 여강길에서 첫 발걸음을 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청소년여행문화학교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를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여행문화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경기 여주의 여강길을 걷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청소년여행문화학교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를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여행문화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이 경기 여주의 여강길을 걷고 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바람 쐬니까 정말 좋아요.”

중학교 2학년인 김가영(가명·15) 양은 꽃샘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변길을 걸으며 당차게 말했다. 다른 학생들의 얼굴에도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이 시간만큼은 공부하란 다그침도 없고 시험에 대한 압박도 없다. 학생들은 단지 그것만으로도 즐거워했다.

30여명의 중·고등학생이 참가한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의길과문화’가 함께 운영하는 ‘청소년여행문화학교’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0년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 3월24~25일에 경기도 여주 여강길에서 첫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청소년여행문화학교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가 함께하는 탐방로를 걸으며 여행하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0년부터 운영되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걸음으로써 공부와 시험에 지친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역사와 전통문화를 배운다.

특별멘토와 같이 걸으며 대화·강연

문화학교의 첫 여행지인 경기도 여주의 여강길에서는 제1코스인 옛나루터길(은모래금모래 강변유원지~강천보~부라우나루터, 아홉사리 과거길)을 걸었다.

학생들은 강나루터를 지나며 나루터가 지니고 있는 의미를 배우고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도 들었다.

여강길은 남한강의 아름다운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다. ‘검은 말(驪)을 닮은 강(江)’이라는 뜻의 여강은 긴 남한강의 물길 중 여주를 휘감아 도는 40여킬로미터 구간을 따로 부르는 이름이다. 과거 남한강은 한양으로 가는 길손들이 주로 이용하던 강으로 여주에만 12개의 나루터가 있었다고 전한다.

이번 여행에는 여주에서 활동하는 시인 유명은씨가 특별멘토로 함께했다. 유 시인은 학생들과 함께 시를 쓰는 시간도 가졌다. 여행문화학교에서는 앞으로도 소설가 이순원, 여행작가 김남희 등으로 구성된 ‘특별멘토’들이 학생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여행지에서 재미있는 강연을 할 예정이다.

하루를 묵은 신륵사에서 학생들은 템플스테이 체험을 했다. 수행자의 일상을 몸소 체험하는 자리가 학생들에게는 생소했지만 이내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모습이 제법 의젓해 보이기까지 했다.

11월까지 문화생태탐방로 10곳 도보여행

절에 처음 와 보았다는 중학생 이진영(가명·15) 군은 “평소 절이라고 하면 스님들이 사는 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절에 와 보니 건물이 참 아름다운 것 같다”며 “시끄러운 도시와는 달리 주변이 너무 조용해 신기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학생 송경모(가명·14) 군도 “평소 친한 친구들 외에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어 좋았다”며 “걷는 게 조금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걸으니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에 진행된 여강길 여행은 저소득층 가정 중학생 자녀와 일반 중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진 자리였다. 앞으로도 문화학교는 일반 가정 자녀와 더불어 탈학교 학생, 장애우 학생 등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어울리는 여행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여행마다 걷기 외에 음악, 미술, 마임, 마술, 전통문화 체험 등과 같은 문화예술 체험을 할 수 있다. ‘치유전문 멘토’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특별멘토’가 여행에 참여하는 것도 특징이다.

앞으로 청소년여행문화학교는 문화부에서 지정한 전국의 문화생태탐방로 39곳 중 10곳을 도보여행지로 선택해 11월까지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9회 더 운영한다. 일정은 1박2일~5박6일로 다양하다. 주요 탐방로는 금강사비길, 안동유교문화길, 영산가람길, 담양수목길 등이다.

문화부 녹색관광과 천은선 사무관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자연과 인간이 서로 교감하는 ‘청소년여행문화학교’를 운영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 그들의 도보여행에 대한 흥미를 고취시킴으로써 국내 도보여행 및 저탄소 녹색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여행문화학교는 일반 가정 자녀 외에 저소득층과 장애아, 북한이탈주민 등 소외계층의 중·고등학교 청소년도 포함해 더불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다. 체험 프로그램에 따라 무료 또는 소정의 참가비를 받는다.

유료 프로그램은 학교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일반 청소년 1인 참가비는 1박2일 4만원, 2박3일 7만원, 5박6일 14만원이며 소외계층 자녀, 장애우, 탈학교 학생들은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무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각 지역 교육지원청을 통해 신청을 받고 있으며, 유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운영하는 창의인성교육넷에서 신청할 수 있다.

문의 한국의길과문화 www.tnc.or.kr ☎02-6013-6612
창의인성교육넷 www.crezon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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