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2일 밤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선거광고에 나왔던 `욕쟁이 할머니' 강종순(69)씨가 운영하는 포장마차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혜 대변인은 13일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어젯밤 대선 선거광고에 나왔던 욕쟁이 할머니의 포장마차 식당을 깜짝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내외는 전날 오후 10시께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강 씨의 실내 포장마차를 방문, 대선 당시 방영된 `욕쟁이 할머니 광고' 기획.제작에 관여한 참모들과 함께 1시간40분 정도 막걸릿잔을 기울였다.

박형준 정무수석, 한나라당 정병국, 나경원, 강승규, 정태근 의원 등이 참석했고, 안주로는 계란말이, 오징어 볶음, 오돌 뼈 볶음 등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방문에 깜짝 놀란 강 씨에게 "요즘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을 건넸고, 강 씨는 반가움 마음에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또 막걸리잔을 들어 건배 제의를 하면서 "욕쟁이 할머니 포차가 번창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씨는 "대선 당시에는 다른 것 말고 경제나 살리라고 했는데, 이제는 대통령이 잘 해주실 것으로 믿고 마음을 놓으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강 씨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잠깐 (이 대통령을) 욕하지 말고 기다려보자'고 말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할머니 인터뷰를 잘 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날 강 씨와 헤어지면서 파란색 목도리와 점퍼를 선물했다. 술값도 김 여사가 직접 지불했는데, 약 100만 원 가까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강 씨를 만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광고 촬영 때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강 씨는 이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됐으나 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욕쟁이 할머니의 포장마차 방문을 스스로 결정한 뒤 "장사가 안된다고 하니 (참모들이) 가급적 많이 참석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최근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몇번 욕쟁이 할머니를 만나려 했으나 시간이 잘 맞지 않았다"면서 "경호 문제 때문에 장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번 뵙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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