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사상 최대 행진



삼성전자가 3분기(7∼9월)에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며 ‘분기 매출 50조 원, 영업이익 8조 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2분기(4∼6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영업이익 6조 원의 벽을 넘어선 데 이어 이번에는 8조 원을 돌파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두 분기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 매출액 200조 클럽 진입 전망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액이 52조 원, 영업이익은 8조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하루 평균 약 900억 원, 시간당 37억5000만 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144조8700억 원, 영업이익은 20조67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3분기 실적은 증권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내 26개 증권사가 전망한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 평균은 51조5700억 원, 영업이익은 평균 7조5600억 원이었다.

삼성전자가 4분기(10∼12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 ‘연간 매출액 200조 원 클럽’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기업 가운데 정유, 금융을 제외하고 제조업체로 연 매출액 200조 원을 넘긴 곳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자동차(약 261조 원)와 폴크스바겐(약 245조 원)뿐이다. 삼성전자는 정보기술(IT) 기업 중에서 매출 기준으로 2009년 HP를 제친 이후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3분기에만 2000만 대 이상 팔린 ‘갤럭시S3’ 등 스마트폰을 앞세운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IM) 부문이 큰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스마트폰 5800만 대를 포함해 9850만 대의 휴대전화를 판매한 것으로 분석하고, IM 부문이 매출 30조 원, 영업이익 5조5000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했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은 오히려 ‘글로벌 모바일 2강(强) 구조’를 형성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면치 못했던 반도체 등 부품사업의 실적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는 2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내는 데 그쳤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은 3분기 성수기 효과 덕에 전 분기보다 소폭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 4분기 고공행진은 장담 못해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4분기에도 쉽사리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에 지급하는 성과급 등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으나 매출액 증가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이 4분기에 개선되면서 실적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4분기에도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아이폰5’ 출시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매출을 크게 늘리기가 쉽지 않은 데다 영업이익이 애플의 70%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JP모건 등 미국 증권가에 따르면 애플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강자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스마트폰 사업이 꺾인 뒤에도 성장을 이어가려면 TV, 냉장고 등 가전 분야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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