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마주 달려가는 열차'처럼 대충돌 일보직전이다.

연내까지 예산안 처리 시한은 열흘밖에 남지 않았으나 4대강 사업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견해차에는 절충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의 예결위 회의장 점거 닷새째인 21일에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접촉 등 대화채널이 가동되나 현격한 입장차로 의사 일정을 잡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명숙 전 총리가 구속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을 지난 2006년 만나는 자리에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동석했던 것으로 보도되면서 민주당 내에는 `예산투쟁'의 동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감지되고 있어 향후 예산 정국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심의를 촉구하는 `압박 모드'를 이어갔다. 공세의 수위도 높아졌다.



   열흘안에 예산안 문제를 결론지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끝내 타결이 이뤄지지 못했을 경우 여야 정면충돌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연말까지 이제 열흘밖에 남지 않았다"며 "오늘 계수조정소위가 구성된다 하더라도 연내 예산 처리가 겨우 가능한 그런 상태로, 오늘이 사실상 소위 구성의 마지막 날에 가깝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예결위 점거농성에도 불구, 우리는 금년 내에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예산부수법안을 마무리 짓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연내 예산안 처리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장광근 사무총장도 "예산정국의 파행은 이미 전략적으로 예정된 수순"이라며 "민주당이 파행으로 끌고가는 것은 정부가 내년 경제위기를 완전히 극복하고 그 성과가 국민에게 각인되는 것이 두려워 찬물을 끼얹는 놀부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장 사무총장은 "탄압받는 야당의 모습을 연출하고, 또 한편으로는 준예산 편성시 새로운 정부사업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린 국정마비 전략이 민주당의 투트랙 전략의 본질"이라며 "우리는 국민만 보고 우리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한나라당은 민생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과시했다.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은 지난 이틀간 자체적 예산검토를 통해 서민 학자금, 노인.어린이.장애인 등 서민예산에 2천억원을 추가 반영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도 교육과학기술위, 지식경제위, 농림수산식품위의 내년도 예산안 검토를 계속했다. 한 예결위원은 "주로 삭감할 곳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23-24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당초 방침을 수정, 이를 29-30일로 미루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심재철 예결위원장과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은 이날도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점거중인 예결위 회의장을 방문했으며 점거된 단상을 `탈환'하려고 가벼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심 위원장은 "민주당은 폭력적으로 점거하는 상황을 즉각 풀고 예산심의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으나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은 "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대통령 혼자만 갖고 있으므로 3자회동을 개최하고 과감한 4대강 삭감 규모를 제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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