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6개월~1년 지나 최종 성공 여부 판단


국내 최초로 인공심장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이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영탁·전은석 교수팀이 대동맥 판막 질환으로 말기 심부전증을 앓던 환자 배모(75) 씨에게 지난해 8월 미국산 인공심장(좌심실 보조장치.LVAD)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병원 측은 배씨가 정상적인 회복 과정을 거친 뒤 수술 4개월만인 지난해 12월 31일 걸어서 집으로 퇴원했다고 덧붙였다.

대동맥 판막질환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이 나가는 가장 큰 혈관의 대문(판막)이 쪼그라들어 잘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는 상태를 말한다.

배씨가 이식받은 인공심장은 ‘하트메이트(heartmate·심장 단짝)’란 제품으로, 인공심장 전문 제조사인 미국 소라텍(thoratec)에서 만들었다.

인공심장은 모터를 이용해 피를 돌리는 원리로, 심장 박동 핵심 역할을 하는 좌심실의 피를 파이프로 뽑아내어 모터 펌프로 돌려 대동맥에 피를 다시 돌려 넣어 전신에 뿌려준다.

단 인공심장을 심은 사람은 집에 있을 때 전원 공급 장치를 연결해야 하고 밖에서는 최대 14시간까지 버틸 수 있는 배터리를 몸에 지니며 관리해야 한다. 현재 펌프는 배씨의 횡격막 아래 복부 상단에 심어져 있다.

지난 2008년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승인을 받은 이 제품은 2010년 미국의 전 부통령 딕 체니가 이식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배씨가 10년 전 대동맥 판막질환으로 인공판막 수술을 받았지만, 좌심실 박동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데다 고령으로 다른 사람의 심장이식도 어려워 임상시험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앞으로 2명의 환자에게 이 인공심장을 더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3차례의 임상시험 수술 허가를 받은 병원은 내년까지 2차례 더 인공심장 이식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비용은 수술비와 입원비를 뺀 인공심장 가격만 1억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배씨의 경우는 임상 연구이기 때문에 기구 값과 수술비는 병원 측이 지불했다.

전문가들은 인공심장 이식에는 성공했지만, 이식 후 6개월~1년 이상 장기 생존 여부를 봐야 제대로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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