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률 바닥…경쟁력보다는 ‘수익성’

올 3월 개항 12년을 맞는 인천공항의 서비스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지만 환승률과 자본수익률 등 운영 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제여객 8위, 화물 2위, 그리고 공항서비스운영평가 7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인천공항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환승률이 떨어져 ‘무늬만 동북아 허브’공항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환승률 16%, 경쟁공항에 한창 뒤져

허브 공항의 실질적 지표는 환승률로 표현될 수 있다.

인천공항의 환승률은 현재 16%로 세계 10대 공항 가운데 가장 낮고, 개항 이듬해엔 12%로 떨어졌다.

세계 10대 주요 공항의 높은 환승률은 30~40%에 이른다.

인천공항은 개항 때나 요즘이나 외국인 승객 비율, 외항사 운항률, 환승률 모두 뚜렷한 진화가 없었다. 성장이 꾸준히 유지된 것도 아니다.

고유가와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7년 이후 5년간 운항량과 여객 모두 11% 증가에 그쳤고, 화물량도 급격히 감소했다.

국제여객은 영국의 히스공항이 1위이며, 아시아에선 홍콩(3위)과 싱가포르(7위)가 인천공항에 앞서 있고 일본 나리타 공항이 9위다. 화물 세계 1위는 홍콩이다.

최근 국토해양부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인천공항 국제 여객(34543만 명) 가운데 환승객(566만 명) 비율은 16%. 이는 프랑크푸르트(국제여객 4949만 명, 환승률 42%), 스키폴(4968만 명, 38%)은 물론이고 같은 아시아권의 싱가포르 창이(4543만 명, 29%)나 홍콩 첵랍콕 공항(5275만 명, 29%)보다도 현저히 뒤졌다.

특히 인천공항은 영업활동에 투자한 자본으로 수익률을 평가하는 자본수익률(2010년 기준)이 7.2%로 샤를드골국제공항(8.81%)이나 프랑크푸르트(9.91%)보다 낮았다.

취항수에서도 경쟁 공항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의 취항사는 78개로, 창이국제공항(90개)와 암스테르담(106개), 프랑크푸르트(112개)보다 적다.

인천공항은 ‘항상 공사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터미널, 활주로, 화물터미널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은 제2여객터미널을 건설하고, 현재 세 개인 활주로는 두 개를 추가하고 화물터미널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1~2단계 사업 때 정부 등으로부터 빌린 돈을 성실히 갚아왔지만 3단계 사업을 위해서는 5조원이 필요하다.

이 중 3조원은 정부 지원을 받거나 빌려야 하며 도로와 공항철도 연장, 활주로 두 개를 증설하고 화물터미널도 늘리는 마지막 단계까지 합치면 최소 10조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하다.

때문에 국고 보조금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개항 후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지만 세계적인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환승률 등 영업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핵심 부문에 주력…경쟁력 보다는 수익률

인천공항이 면세점의 입점 수수료(매출액의 30%)를 백화점보다 비싸게 매겨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항공 부문(매출액 비중 37.6%, 2010년 기준)보다 면세점·시설 임대 등 비핵심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공항은 2010년 3241억 원, 2011년 3390억 원 등 대규모 순이익이 공항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환승률·항공기 운항횟수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비항공 부문에서 창출됐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영지표에 따르면 전체 매출액 중 항공 부문 매출 비중은 2001년 개항 이래 줄곧 50% 미만에 머물고 있다.

특히 2009년(35.0%)부터는 4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도 총 매출액 7701억 원 가운데 운항과 여객수익은 각각 1479억 원과 1305억 원에 머물렀다.

반면 인천공항이 목표로 잡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의 항공 부문 매출 비중은 각각 61.6%와 59.1%에 달했다.

이에 재정부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점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공항 청사 내·외부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설치해 이용객의 체감 만족도(ASQ 조사,2011년)는 세계 1위에 올랐지만,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가 소홀해지면서 공항 본연의 경쟁력은 세계 수준에 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운영능력이 뛰어나고 다수의 항공사가 취항하는 선진국 공항과 전략적 제휴를 맺을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취항 노선이 많아지고 동일 노선에 복수 항공사가 취항하면, 항공사간 경쟁으로 10% 안팎의 요금 인하가 기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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