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7일 개최한 대선 개표과정 시연회가 고성과 몸싸움이 오간 최악의 난투극이 됐다.

야권 일각을 비롯해 일부 누리꾼들이 합세해 제기하고 있는 제18대 대선 부정 개표에 대한 의혹을 없애고자 열린 이날 시연회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의 요청에 따라 국회에서 열린 이날 시연회는 3개 투표구에서 2000 표씩 총 6000 표가 투표된 상황을 가정해 오후 1시부터 한 시간 동안 기표를 한 뒤 투표함 개함부터 결과 보고까지의 과정을 차례로 보여줄 예정이었다.

시연회에는 시민이 직접 참관하는 등 기표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 50여 명은 선관위 측이 대선 전날 투표지분류기의 작독 여부를 최종 점검했다며 해당 과정을 보여주는 도중 이 같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한 개표는 수개표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가상의 투표용지가 아닌 실제 투표일에 기표가 된 투표용지를 이용해 개표시연을 하라고 요구했다.

한 시민이 계속해서 개표의 불법성을 주장하자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국회 방호원과 몸싸움이 발생했고 현장에서는 욕설과 고성도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개표 과정이 두 시간 남짓 흐른 뒤 개표부정을 주장한 시민들은 “수개표가 아닌 투표지분류기를 이용한 개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분류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 시연회에 대해 “과반의 국민이 선택한 결과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며 “개표 부정 의혹에 동조한 민주당 일부 의원도 더 이상 무책임한 주장으로 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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