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당 가는 길 /김인구 시인
/김 인 구
망초꽃 흐드러지게 핀 선로길 따라
원당 가는 길
포장 되지 않은 자갈길 밟으며
내안으로 굽이 돌아 둥근 방 찾아 드는 시간
늦은 오후의 정점을 밟고
이름 모를 풀들은 꽃으로 피어
마악 어둠 돋아 나는 길 환히 밝히네
나,어느 한때 이길을 낯선 누구와 함께 걸었던가
작은 우산을 나누어 가져 한쪽 어깨를 다 적시던
빗줄기 사이로 간간히 흐뭇함 날리던 한 때
누구와 그렇게 마음 풀어 놓고 웃어 본 적 있었던가
오던 비 다 그치고
망초꽃 서로 가슴 내밀어 제 키속에 숨은 사랑을 드러낼 때
어슴푸레한 기억의 토막 난 그늘 한편을
나 홀로 걸어보네
뭉개어진 슬픔과 함께 나뒹구는
저 휘묻이 된 이름 모를 꽃들의 반란 당연시 하며
고개 숙여 생을 읊조리던 즐거움의 한 때를 기억하네
선로 따라 자갈길 따라 둥근 방 하나
불빛처럼 찾아가 보네
최봄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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