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식품 연내 매각 강행…경영 지분 600억 원 추정


웅진그룹 회생계획안의 인가로 음료업계 3위인 웅진식품이 매각 수순을 밟음으로써 알짜배기 웅진식품이 어느 기업에 매각될지 여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웅진식품의 인수금액이 어느 정도가 될지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는 최근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을 빠른 시일내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웅진 내부적으로는 웅진케미칼을 상반기에 웅진식품을 하반기에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웅진식품의 매각 작업은 오는 4~5월께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웅진식품의 프리미엄을 포함한 장부상의 가치는 495억 원에 달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웅진씽크빅 못지않게 웅진식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웅진출판(현 웅진씽크빅)으로 돈을 번 뒤 1987년 웅진식품의 전신인 동일삼업을 인수하며 처음으로 이종사업에 뛰어들었으며, 그룹 해체 막판까지 웅진씽크빅 외에 웅진식품만큼은 계속 경영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웅진식품이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흑자를 올린 알짜 기업이라는 점도 윤 회장이 웅진식품을 놓지 않으려했던 이유다.

웅진식품 매각금액 추정해보니…

업계는 웅진식품 인수금액이 어느 정도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연내 매각이 추진되는 웅진식품 경영지분은 총 57.87%(2520만7686주). 웅진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이 47.79%(2081만6870주)고, 윤 회장의 두 아들이 보유한 지분이 10.08%(439만816주)다.

이중 웅진홀딩스 (1975원 255 14.8%) 보유 지분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495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두 아들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추산하면 103억 원 정도다.

이를 주당 2350원으로 계산해보면 매각 지분 57.87%의 총 가치는 600억 원 안팎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웅진식품의 지난 2011년 실적은 매출 2195억 원, 영업이익 93억 원, 당기순이익 65억 원이다.

2012년 실적은 그룹 위기로 4분기이후 영업이 위축됐으나 전반적으로 연 매출액은 220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 당기순이익 60억 원은 무난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를 따져보면 순이익 60억 원짜리 회사 지분 57.87%를 598억 원에 매각하는 것인데 인수금액 자체가 크지 않은데다 웅진식품이 현재보다 미래가 더 밝은 편이어서 600억 원 정도의 매각금액은 부담스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음료업계가 진입장벽이 높고, M&A 기업 매물이 적은 것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특히 ‘자연은’ 주스가 연 매출의 50%, 당기순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주스 사업부문이 없는 식음료 기업들이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해당 기업 의사와는 상관없이 광동제약이나 동아오츠카, 매일유업, 동원F&B 등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 농심 등도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꼽힌다.

음료업계가 인수 VS 변수 가능성도

현재 음료시장은 롯데칠성이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업계 1, 2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칠성이 3위인 웅진식품을 인수할 경우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과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거론되는 기업들은 일본 오츠카 제약과 합작법인인 동아오츠카와 최근 삼다수 판매권을 얻은 광동제약, 분유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이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500억 원 이상에 달하는 자금을 융통하기란 내부 여건상 쉽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또한 웅진식품이 주스시장에서 ‘자연은’으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견제하고자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이 인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해 말 기준 7500억여 원에 달하는 주스시장에서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트로피카나, LG생활건강은 썬키스트·미닛메이드를 선보이며, 웅진식품의 ‘자연은’과 함께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홍삼 매출 감소와 경쟁 심화에 따른 이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GC인삼공사가 모회사인 KT&G(100% 출자)와 논의를 통해 웅진식품 인수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홍삼음료와 에너지음료를 잇따라 선보이며, 유통망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웅진식품의 매각과정에서 거론되고 있는 기업은 SPC그룹, 농심 등이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웅진식품의 장부상 가치는 495억 원으로, 매각 금액이 높다는 점은 기업들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며 “무엇보다 음료사업은 이익률이 크지 않고, 고성장 사업군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