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오는 4월 재·보선에서 서울 노원병 출마 의사를 3일 밝힘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안철수 대항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대선 기간 대선후보로서 기존 정치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안 전 후보에 맞서는 것과 더불어 서울 노원병이라는 지역구 특성에 적합한 후보를 찾기 위해 각 정당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노원병의 안주인이었던 진보정의당은 그의 출마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당소속 후보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회찬 공동대표의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대법원 유죄확정판결로 노원병을 잃은 진보정의당은 이날 "안 전 교수의 일방적인 출마선언에 매우 유감스럽다"며 "빠른 시간 안에 후보결정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진보정의당 노원병 후보로는 노회찬 공동대표의 부인인 김지선씨가 유력시되고 있으며 조만간 후보결정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선씨는 인천 지역에서 주로 활동한 노동운동가로 노 공동대표보다 먼저 노동운동에 몸을 담았으며 당내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 안팎에서 지역구 세습논란이 있어 최종 결정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4일 오전 예정돼 있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교수 출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한 후 당내 후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새누리당에선 당협위원장인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전 비대위원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9대 총선에 불출마한 홍정욱 전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로 노원병과 인접한 노원갑에서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함승희 전 의원도 거론된다.

특히 새누리당측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불통논란과 최근 잇따른 인선논란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재보선에서도 패하면 새 정부 초반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노원병 지역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원병은 전통적으로 야권이 우세했던 지역이란 점에서 새누리당은 후보를 고르는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이나 진보정의당과는 달리 민주당의 입장을 매우 복잡하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연대를 했던 안 전 후보의 출마를 반대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중량감있는 후보를 내기에도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후보를 낼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정동영 상임고문과 임종석 전 사무총장, 박용진 대변인, 이동섭 지역위원장의 이름이 자신들 의지와 상관없이 거론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에서는 유선희 최고위원과 정태흥 서울시당 위원장, 김재연 의원실의 조현실 보좌관 등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수정 통합진보당 부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추천자를 지목할 수는 없지만 현재 유 최고위원 등이 추천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추가로 추천을 받는 사람이 나올 수 있고 다소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외과 교수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안 전 교수의 당선가능성에 대해 "안 전 교수가 지명도도 있고 아직 국민의 뇌리에 남아있다고 본다면 당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며 "다만 민주당이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인 김지선씨를 지지할지 여부, 자체 후보를 내세울지 여부 등이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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