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보름만에 원래 가격으로…“고통분담·물가안정위해 결정”


SPC가 지난달 올린 삼립빵 가격을 5일 다시 내렸다.

SPC그룹 삼립식품은 지난달 21일 제품 66종의 가격을 7.7∼12.5% 인상했다. 이를 보름여만에 철회한 것이다.

삼립은 가격을 올리면서 중량 등 내용물에는 변화가 없이 제품명과 포장을 일부 바꿔 새 상품처럼 공급해 소비자 등으로부터 ‘꼼수 인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를테면 제품명을 ‘해피 플러스’에서 ‘행복 가득’, ‘바로 토스트’에서 ‘바로 그대로 토스트’로 바꾸는 식이었다.

가격 인상이 아닌 새 상품 출시나 리뉴얼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있어서 가격을 올릴 때 업체들이 종종 이용하는 방법이다.

삼립은 이날 결정에 따라 이미 인상된 가격으로 대리점이나 기업형수퍼마켓(SSM)등에 출고된 제품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대금을 반환할 계획이다.

삼립 측은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정부의 물가 안정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삼립은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빵 값을 작년 말 이미 10∼15% 올렸는데 이 건은 이번 가격 인상 철회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SPC는 이날 오전 언론에 관련 보도가 나오자 편의점에 공급하는 제품에 한해 가격 인상을 보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오후 들어 아예 인상안 자체를 철회했다.

편법 인상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진데다 새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를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SPC에는 가격을 내리라는 정부의 직접적인 권고는 없었으나 관계 부처에서 확인 전화가 수차례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으로 양산빵 가격은 당분간 동결되겠지만 언제 다시 올릴지 모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햄버거용 빵 등 식자재 빵값도 인상이 예정돼있고 파리바게뜨 등 베이커리 빵 또한 줄줄이 인상 대기중이다.

SPC의 한 관계자는 “새 제품 포장지를 폐기하고 대리점에 인상분을 환불하는 등 각종 손해가 크지만 악화한 여론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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