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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금융사의 전산망 마비 사태에 산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통신·항공·자동차·유통· 철강·전력 등 주요 업종에서 직접적인 피해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 매장에서 전산망 장애로 인해 신용 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고객이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산망과 보안시스템을 긴급 점검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 전산망 긴급 점검…이상징후 없어 = 한국전력은 방송사의 전산망 장애발생 사실이 알려진 즉시 전국사업소 배전센터의 전력공급 상황을 점검했다.

한전은 주요고객의 전력계통을 점검하는 등 상시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는 통합 정보기술관제센터를 통해 주요 계열사의 공장과 사무실의 IT 운용 상황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으나, 이상 징후는 없었다.

한화그룹은 이날 한화생명, 한화손해, 한화증권 등의 금융 계열사들의 전산망을 확인한 결과 별다른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일부 금융사의 콜센터에는 자산의 안전에 이상이 없느냐는 문의가 쏟아지기도 했다.

한화는 전산망 해킹 등 외부 공격에 대비해 전담인력을 구성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사건 직후 그룹 차원의 긴급 점검을 진행했으나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신세계는 자체적인 해킹방지 프로그램으로 최소 6단계 이상의 안전장치를 운영 중이다.

건설사들도 전산망 접속량(트래픽) 등을 모니터하며 움직였으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금융회사처럼 고객들이 자주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접속해 업무를 처리하는 업종이 아니어서 피해나 문제는 없다"며 "다만 사이버테러 등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이버테러 대비에 만전 = 주요 기업들은 최근 위험이 커지고 있는 사이버테러에 대비해 평소에 보안시스템을 강화하며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이버테러 등에 대한 대비를 일상 경영활동의 하나로 보고 악성 바이러스에 대한 모니터링과 내부 교육을 강화해왔다.

LG전자는 악성코드를 배포하고 디도스 공격 실행하는 좀비PC를 사전에 감지해 차단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체들도 이날 내부 전산망 등을 살펴봤으나 별다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SK그룹은 방화벽, 침입탐지(IPS), 네트워크 보안을 담당하는 유서트(U-Cert)라는 통합보안관제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승인되지 않은 웹사이트의 접속을 전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만의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침입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

사이버테러가 인명손실로 직결될 수 있는 항공업계도 철저한 보안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사이버테러와 전산망 장애에 대비한 다양한 비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기적인 보안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 방송사와 금융권에 대한 사이버 공격 소식에 시스템 보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회사 내부와 협력업체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사이버 테러와 같은 불의의 사고로 본사 전산시스템이 마비되더라도 정상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제2 백업센터를 해외에 구축해놨다.

롯데그룹은 지난해까지 분기별로 하던 사이버테러 대응 모의훈련을 최근 연 6회로 늘렸다.

◇ 산업계 유관기관도 대응 철저 = 한국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들은 다른 주요 공공기관과 함께 24시간 지식경제부 사이버안전센터의 보안 관제하에 있어 외부 침입에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이중 서버를 설치해 메인 서버가 작동 불능 상태가 되더라도 백업 서버로 정상적인 전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업무 연속성 지침'을 마련, 갑작스런 전산 장애시 대비 요령과 전산망 외부 침입 방지책 등에 대한 직원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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