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회사채·CP 등 시장성 차입도 반영해 선정

금융감독원은 현대차, 삼성, SK등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큰 30개 그룹을 2013년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각 주채무계열 주채권은행은 이달 말까지 이들 그룹의 재무구조를 평가한 뒤 재무구조 취약 그룹과 5월말까지 약정을 체결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게 된다.

금감원은 내년부터 주채무계열을 선정할 때 금융기관의 신용공여액 외에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도 반영하기로 했다.

올해 주채무계열은 웅진·유진·한국타이어 하이트진로가 빠지면서 지난해보다 4개 줄었고 신규로 선정된 계열은 없다.

웅진은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제외됐고 유진은 하이마트가 지난해 10월 매각돼 신용공여가 대폭 줄었다. 한국타이어와 하이트진로는 차입금을 상환해 신용공여를 줄였다.

주채무계열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2011년 말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의 0.1% 이상일 경우 선정된다.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 신용공여액은 1조615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30억원 늘었다.

지난해말 30개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총 260조원으로 금융기관 총 신용공여액 1633조4000억원의 15.9% 규모다.

현대차·삼성·SK·LG,·현대중공업 등 상위 5개 계열의 신용공여액은 총 111조8000억원으로 금융기관 총 신용공여액의 6.8%, 전체 주채무계열 중에선 43%를 차지했다.

30개 주채무계열의 소속 계열사는 3월말 기준 총 3487개로 지난해 3월말 3562개보다 75개 줄었다.

반면 5대 계열의 소속 계열사는 지난해 1342개에서 올해 1390개로 48개 늘었다.

현대차와 삼성의 해외진출이 확대되면서 해외법인이 각각 17개, 35개씩 늘어난 영향이 컸다.

30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삼성 등 11개), 산업은행(한진 등 8개), 하나은행(SK 등 4개), 신한은행(롯데 등 3개), 국민은행(KT, 신세계, 한국외환은행(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6개다.

금감원은 회사채나 CP를 많이 발행한 기업의 재무구조가 나빠질 경우 일반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 시장성 차입을 반영해 주채무계열을 선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시장성 차입을 얼마나 반영할지, 신용공여액 비중을 조정할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이달 말까지 실무 작업을 마무리하고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주채권은행의 기능을 강화해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기연 부원장보는 “재무사항 등 정보수집 기능을 강화해 경영지도범위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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