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사 사실상 유지…한국군 대장이 미군 지휘 관련 이미지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환수한 이후에는 한국군 4성 장군(대장)이 한반도 유사시 미군까지 지휘하게 될 전망이다.

한미는 전작권 전환 이후 현 한미연합사령부와 같은 규모의 '연합전구사령부'를 새로 구성해 한국군 합참의장이 사령관을, 주한미군사령관이 부사령관을 각각 맡는 방안에 최근 의견을 모았다고 군 당국이 1일 전했다.

연합전구사령부의 참모진 규모는 현 연합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가 간판과 위치하는 곳만 달라지는 셈이 된다.

이 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세계 최강의 군대인 미군이 다른 나라 군대의 지휘를 받게 된다.

군 관계자들은 미군이 다른 나라 군의 지휘를 받는 형태의 구조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미는 애초 전작권 전환 이후 '주도(한국군)-지원(미군) 관계'를 갖는 2개의 분리된 사령부를 구축하고 두 사령부의 협력을 위해 군사협조기구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2개의 분리된 사령부는 한미 군사전력의 통합성과 연합 작전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북한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합사 해체를 전제로 한 전작권 전환은 안보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비판도 가세했다.

이에 한미는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단일 연합지휘구조를 구축해 현 연합사 수준의 군사적 효율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지난해부터 협의에 착수했다.

작년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 이후에는 합참과 주한미군 실무자들로 연합실무단이 구성돼 한미 간에 연합지휘구조 협의가 본격화됐다.

올해 들어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연합전구사령부를 구성한다는 발전 개념을 양국 합참이 함께 작성했다.

또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4월 18일 원격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군사위원회 회의(MCM)에서 연합전구사령부의 사령관을 한국군 4성 장군(합참의장)이, 부사령관을 미군 4성 장군(주한미군사령관)이 맡는데 합의했다.

연합전구사령부는 한국군 합참 청사에 설치되며 한국군과 미군이 합참 청사에서 함께 근무하게 된다.

연합전구사령부 참모진의 한국군과 미군의 비율은 현재 1.5대 1(연합사 기준)에서 2대1로 늘어나게 된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연합전구사령부 구성 방안에 대해 "기존 2개의 분리된 사령부 운용 때 우려됐던 미군의 지원 역할에 대한 모호성과 피동성이 해소됐다"며 "한국군이 전작권을 행사하는 전작권 전환의 본질도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특수전 연합구성군사령부 등 5개 기능사령부는 한미 양국군의 능력과 여건을 고려, 한국군 또는 미군이 사령관을 맡기로 했다.

군의 한 소식통은 "공군사령부를 제외한 구성군사령부는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합전구사령관이 직접 지휘하는 연합구성군사령관은 작전계획에 명시된 한미 부대의 작전을 통제하게 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세부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거쳐 이런 형태의 미래 연합지휘구조를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할 예정이다.

미측 일각에선 한국군 4성 장군이 미군을 지휘하는 것에 대한 신중한 견해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 SCM에서 미래 연합지휘구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전작권 전환 때까지 미래 연합지휘구조를 3단계에 걸쳐 검증하고 2015년 SCM과 MCM에서 최종 승인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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