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가 아닌 변기통이라고해도 믿겠다

한국소비자원은 13일 지난해 소비자 피해가 많이 발생한 렌털 정수기 업체 명단을 공개했다. 판매 1만 대당 피해 건수 기준으로 현대위가드(6.9대)·한샘이펙스(5.0대)·제일아쿠아(4.3대) 순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 접수한 렌털 정수기 피해 사례가 지난 2010년 103건, 2011년 137건, 2012년 171건 등 모두 411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접수된 411건 중 필터교환 등 관리를 소홀히 해 정수기에 곰팡이나 물이끼가 발생한 경우가 33.1%로 가장 많았다.

또 위생 문제 등으로 계약 해지를 요구했을 때 과다한 위약금 요구나 일방적 계약 변경(31.4%), 제품과 설치 하자(19.2%), 임대 요금 부당 청구(7.8%) 등이 뒤를 이었다. 점유율 상위 업체 중에서는 청호나이스(2.3대)가 가장 피해 사례가 많았다. 동양매직(0.4대)의 약 6배, 코웨이(0.6)의 약 4배다.

소비자원 이진숙 서비스팀장은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사업자의 잘못일 때는 불편이 발생한 기간 동안 렌털료를 면제받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위약금도 면제받는다”고 말했다.

소비자 잘못으로 계약을 해지할 때도 계약서에 명시된 의무사용기간에 따라 남은 임대료의 10~30%인 위약금만 물면 된다고 했다. 또 "주요 정수기 업체에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소비자는 계약할 때 청소와 필터 교환 등 관리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18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한샘 정수기 청소 및 유지관리 아주 개판'이라는 제목으로 정수기 사진과 함께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화 포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글을 올린이는  "4년 전 홈쇼핑을 통해 정수기를 렌탈해서 사용하고 있고 얼마 전 찬물을 컵에 받다가 놀라 자빠지는 줄 알았다"면서 "갈색 물때들이 두둥실.. 아주 토하는 줄 알았다. 매번 청소관리를 받고 있는 데도 이 모양"이라고 호소했다.

글을올린 이가 정수기 꼭지를 돌려 기계 내부를 들여다 봤더니 꼭지 안쪽이 누렇게 돼있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정수기 꼭지 내부에는 누런 이물질이 한 눈에 보였다. 면봉으로 이물질을 닦아낸 뒤 물을 와인컵에 따라 보니 침전물이 가득 쌓였다고 했다.

어이없는 일을 당한 제보자는 "4년간 저런 썩은 정수기에서 나온 물을 먹었다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며 이걸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사업자가 관리에 소홀해 정수기 내 곰팡이와 물이끼가 발생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나 정작 사업자는 꼬박꼬박 렌탈료를 인출해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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