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전문가 아시아나 사고기, 고도·속도 낮은 건 원인 다양 관련 이미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활주로 충돌 사고와 관련해 항공기의 고도와 속도가 착륙 직전 정상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미국 항공 관계자들의 증언이 이어진데 대해 항공 전문가들은 조종사 실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면서도 아직 섣부른 추측은 이르다고 조언했다.

신상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당시 공항의 자동 계기착륙장치가 꺼져 있었기 때문에 조종사는 계기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고도와 속도를 가늠하며 비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조종사 실수를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러나 "조종사가 고도와 속도를 정확히 인지했지만 항공기 내 계기들이 문제가 생겨 잘못된 정보를 주면서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며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성경 세종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착륙 시 속도가 너무 떨어졌고 항공기 앞부분이 들린 것은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라며 "착륙 유도장치가 고장나도 GPS나 보조 장비가 있어 착륙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을 텐데 왜 그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이상하다"고 말했다.

다만 홍 교수는 "이런 사실만 보면 조종사 과실 가능성이 있지만 기체 결함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있다"며 "아직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직 기장 출신인 황사식 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사고 당시 비행기의 고도와 속도가 정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은 여러가지 많은 사실 중 하나일 뿐 사고 원인을 단정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는 아니다"라며 "사고 원인은 사람의 과실뿐 아니라 엔진이나 계기판 이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원인을 쉽게 추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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