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남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사퇴, 이미 출사표를 던진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과의 맞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이달곤 전 장관은 공직자 사퇴시한 마지막 날 사퇴서를 제출했다. 그는 다음날인 5일 이임식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경남 창원으로 주소를 옮기려고 한다. 가족과 완전히 이사를 하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초 이달곤 전 장관은 경남지사 불출마 의사를 밝혔었다.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행안부 장관은 지방을 돌아다녀야 하고, 여야와 미묘한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 출마 얘기하려면 이 자리를 그만 둬야 한다"고 했고, 당에서 요구가 있더라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달곤 전 장관은 사퇴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각료는 대통령의 엄명을 마지막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오늘 새벽 '이임식을 하라'는 뜻을 전달받아 퇴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경남지사에 출마하는 데 대한 대통령의 '재가'가 있었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달곤 전 장관의 출마 소식에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잔뜩 긴장하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달곤 전 장관에 대해 "양지에 있다 낙하산 타고 내려온 사람"이라며 "출마와 불출마를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을 주고 떠밀려 나오는 소신 없는 행위는 경남도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선거 주무 장관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사퇴하고 나오는 것은 아주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병국 사무총장이 "경쟁자가 있다면 당연히 경선을 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정치권에선 친이계인 이달곤 전 장관과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당내 경선에 끝까지 참여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친박계인 안홍준 의원도 경남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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