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인가

▲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 포스터/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2012년 상반기를 뒤흔들던 대작 뮤지컬 '엘리자벳'이 올 여름 다시 돌아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갖는다.

'엘리자벳' 실존했던 황후. 자유로운 삶과 이를 허락하지 않은 현실에서 '죽음'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더해 작품을 만들었다.

2011년 11월 초연한 '엘리자벳'은 첫 티켓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예매율 랭킹 1위를 차지하고 15만 관객과 동시에 120회 공연 전회 전석 기립박수를 받을 만큼 사랑 받았다. 이어 2012년에도 흥행가도를 달렸고 2013년 7월부터 감동의 무대가 다시 찾아왔다.

◆드라마틱한 삶을 산 '엘리자벳'에 판타지적 요소가…

오스트리아에 가장 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 개성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엘리자벳'은 결혼 후 황실의 엄격한 규율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유럽전역을 떠돌아 다녔다.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뮤즈가 돼왔다.

오스트리아가 사랑한 황후 '엘리자벳'. 그녀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흥망과 함께했으며 전통적 관습과 황실의 제도에 얽매여 자유를 갈망했다. 각국을 돌아다닌 '엘리자벳'은 풍부한 시적정서를 갖고 글을 쓰기도 했고 플라토닉적인 사랑을 추구하며 자신의 내면을 갈고 닦았다.

이미 한차례 영화로도 제작해 그녀의 일생을 뮤지컬로 재탄생 시킨 이는 극작가 미하엘 쿤체. 그는 드라마틱한 일대기에 판타지적인 요소 '죽음(Tod)'이라는 캐릭터를 추가했다.

어린 시절 외줄타기를 하다가 떨어진 엘리자벳이 '죽음'과 처음 마주하게 되고, '죽음'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죽은'은 그녀의 곁에서 결국 엘리자벳이 선택하는 것은 자신일 것이라며 '마지막 춤은 오직 나만의 것'이라고 유혹한다.

뮤지컬은 '죽음'이라는 어두운 소재에 '춤'이라는 아름답고 화려하게 형상화 시킨 미하헬 쿤체의 기발함에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고,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가미돼 시공을 초월해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됐다.

◆"엘리자벳 스스로 '죽음'을 원했다"

▲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의 한 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황후 엘리자벳을 암살한 혐의로 재판 받던 루케니는 엘리자벳이 스스로 '죽음'을 원했고, 평생 '죽음'을 사랑했다고 한다. 루케니는 증인을 세우기 위해 그 시대 죽은 자들을 다시 깨우며 과거의 이야기로 들어가게 된다.

엘리자벳의 어린 시절, 활발하고 자유분방한 그녀는 외줄타기를 하다가 떨어지면서 초월적인 존재인 '죽음(Tod)'과 처음 마주하게 된다. 아름다운 엘리자벳 모습에 반한 '죽음'은 그녀를 살려두고 엘리자벳을 평생 따르고 그녀의 주위를 맴돈다.

평생 엘리자벳을 사랑한 황제 프란츠 요제프, 엘리자벳에 첫 눈에 반해 그녀와 결혼다. 하지만 엘리자벳은 엄격한 황실 생활과 그녀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은 계속 갈등을 일으키고, 시어머니 소피는 엘리자벳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죽음'은 어둠속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자신만이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다며 끊임없이 엘리자벳을 유혹한다.
한편 '죽음'은 엘리자벳의 아들 황태자 루돌프에게도 모습을 드러내 아버지 요제프와 맞서도록 만든다. 정치와 사상적인 문제로 결국 황태자 루돌프는 어머니에게 위로와 도움을 받지 못하자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그 후 엘리자벳은 어디에도 안주하지 못하게 되는데…

◆빛과 무대, 무대 위 표현한 기발한 상상력

뮤지컬 '엘리자벳'은 웅장한 무대미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호화로운 궁전을 무대 위에 재현했기 때문인데, 실제 궁은 여름휴가를 위해 1400여 개가 넘는 방이 있었을 만큼 성대했다.

회전무대와 어우러져 웅장한 효과를 나타내는 3개의 리프트, 곳곳에서 보여지는 특수효과, 기발한 소품 등으로 보는 재미를 극대화 했다.

황실의 결혼식, 무도회, 왕의 대관식 등 화려한 씬들을 통해 관객을 압도하며, 황실이라는 한정적인 아이디어에 머무른 것이 아니라 현대적인 영상과 조명들을 활용해 세련된 무대의 극치를 보여 준다.

무대효과 외 다양한 안무도 큰 볼거리다. 드라마틱한 음악과 다양한 군무는 관중을 압도하고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을 허락치 않는다.

특히 황실의 무도회, 결혼식 등에서는 클래식한 춤들로 우아하고 화려한 장면을 연출해 내며, '죽음'의 등장에서는 6명의 전문 무용수로 이루어진 '죽음의 천사들'이 세련된 안무로 무대를 가득 채운다.

◆작품을 빛낸 캐릭터

▲ 뮤지컬 '엘리자벳' 공연의 한 장면/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주인공들인 옥주현, 김소현, 김준수, 박효신, 전동석 등 이름만으로도 최고의 스타들이 2013 '엘리자벳'에 발탁됐다.

'엘리자벳'역에 옥주현과 '죽음'역의 김준수는 이 뮤지컬에서 각각 같은 역을 맡은 바 있다.

옥주현은 과거 '핑클' 시절부터 메인보컬을 맡아 출중한 노래실력을 선보였고 뮤지컬에 데뷔, 제 11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함과 동시에 여우주연상이라는 최고의 자리까지 우뚝 서게 됐다.

또 지난해에도 옥주현은 '한국뮤지컬대상 외 '제 6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동시 수상했다. 특히 엘리자벳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음색을 보여주는 등 완벽한 연기를 보여줘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준수 역시 아이돌그룹 이라는 타이틀을 벗고 호소력 짙은 '죽음' 역할을 소화해내면서 평론가들과 대중들의 극찬을 한 몸에 받았다. 또 김준수는 원작자가 의도한 '죽음'의 캐릭터에 가장 가까웠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2013년 '엘리자벳'의 옥주현과 함께 역을 맡은 배우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으로 잘 알려진 국내 최고의 뮤지컬배우 김소현. 김소현은 이 외 지킬 앤 하이드, 로미오 앤 줄리엣, 마이 페어 레이디, 아가씨와 건달들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해 무대를 빛낸 배우로 수상내역도 화려하다. 제 14회 한국 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비롯, 인기스타상을 휩쓸기도 했다.

뮤지컬 관계자들은 "김소현의 캐스팅은 충분히 예상됐던 캐스팅이다"며 "그만큼 초연 당시부터 엘리자벳 역에 어울리는 여배우 1순위로 꼽혀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준수와 함께 '죽음'역에 발탁된 배우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발라드를 선보였던 가수 박효신이다. 뮤지컬로 다시 돌아온 그! 포스터 속 노랗게 탈색한 머리와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표정은 이미 '죽음'에 존재에 비슷해 보인다.

또 전동석 역시 죽음 역을 맡았는데, 그는 풍부한 성량과 빼어난 가창력, 출중한 외모까지 겸비해 차세대 뮤지컬 스타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황태자 루돌프 역을 맡아 관중들의 애절하게 만들었던 그가 전혀 다른 '죽음'의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평생 엘리자벳만을 사랑한 황제 '프란츠 요제프' 역에는 윤영석과 민영기, 엄격하고 냉철한 엘리자벳의 시어머니 '조피' 역에는 이정화가 발탁됐다.

엘리자벳을 암살한 이탈리아의 아나키스트 '루이지 루케니'로 역에는 이지훈, 박은태가 캐스팅됐고 '엘리자벳'과 결혼한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 역에 민영기, 이광용이 캐스팅됐다. '대공비 소피'역에는 이정화가 '황태자 루돌프'에는 김이삭, 노지훈이 캐스팅 됐다.

한편 뮤지컬 공연은 7월 26일 부터 9월 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티켓예매는 인터파크 사이트와 예술의전당 SAC티켓에서 가능하다. 공연시간은 화·목·금요일 8시, 수요일 3시, 8시, 토·일·공휴일 2시, 7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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