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가치 평가액 장남 445억원 차남 180억원..재벌닷컴 조사 결과

빈익빈 부익부'…미성년 10억원대 주식부자 급증
"재벌들 주가하락 틈타 절세 노린 주식증여 증가"


재벌가들이 주가하락을 틈타 어린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에 열을 올리면서, 10억원대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 주식부자가 1년 전에 비해 31%나 늘어났다.

1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주식가치 평가액이 1억원 이상인 미성년자(1993년 8월 1일 이후 출생자)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2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 지분을 조사한 결과 나온 것으로, 지난해 8월 16일 243명보다 10.3%(25명) 증가한 것이다.

특히 1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 주식부자는 지난해 80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31.3%(25명)나 급증했다.

1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도 7명으로 1명 늘어났다. 100억원대 미성년 주식부자 7명 중 3명은 GS그룹 일가 자녀였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장남(12세)과 차남(8세)의 주식가치 평가액이 445억원, 180억7천만원으로 미성년자 주식부자 1, 2위를 차지했다. 허 부사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허 회장의 친동생인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장녀(13세)는 주식 보유액 131억5천만원으로 5위였다.

KCC 일가 자녀 2명도 100억원대 주식을 가진 부자였다.

정몽진 KCC그룹 회장의 장남(19세)과 정몽익 KCC 사장의 장남(15세)은 각각 172억3천만원, 106억4천만원 어치의 주식을 보유했다.

그 외 염홍섭 서산 회장의 손자(19세·159억4천만원)와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의 손자(17세·120억9천만원)도 100억원대 주식부자였다.

이들 외에도 회사 주식을 물려받아 수십억대 부자인 재벌가 미성년자들이 많았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초등학생 손자, 손녀 7명은 회사분할과 주식증여 등으로 각각 90억원대 주식 자산을 보유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차녀(17세)의 보유액은 52억원이었다.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위인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의 장남(12세)이 42억8천만원, 장녀(19세)와 차녀(17세)는 각각 11억9천만원이었다.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의 장남(19세)은 25억원, 동생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장남과 차남도 10억원씩 보유한 부자였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040선을 돌파했으나 6월에는 1,770선까지 내렸다.

지수는 작년 8월 16일 종가 기준으로 1천957.91 포인트에서 올해 1천920.11 포인트로 1.97% 하락했다.

그럼에도 미성년 주식부자가 늘어난 것은 부의 대물림을 위한 주식 증여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코스피 하락에도 미성년 주식부자가 증가한 것은 주가가 낮을수록 증여액과 세금을 줄이는 효과를 노려 주가 하락기를 틈타 미성년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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