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점주 눈물' 가진자 너그러움 외면한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이 ‘갑’의 지위를 이용해 대리점주에게 불공정행위를 강요한 것들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물량 밀어내기 기본이고 잘되는 대리점(특약점)을 본사가 고사케 해 대리점을 빼앗는등 갑의 횡포가 너무 지나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아모레의 이런 모습은 지난 5월,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남양유업 사태’와 유사한 점들이 많다.

이번 논란과 관련된 핵심은 남양유업 때처럼 ‘밀어내기’가 핵심 쟁점이다. 여기에 공통적으로 ‘녹취록’이라는 또 다른 ‘뇌관’이 자리하고 있다.

남양유업 사태처럼 이 두 사안은 유통업계 본사와 대리점 간 갈등을 격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모든 대리점주들이 사측의 불공정행위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 보상과 함께 공개 사과 및 상생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모레퍼시픽 사태 또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논란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지난 23일 김제남 국회의원실과 아모레퍼시픽 피해점주협의회의 주장에 따르면 甲인 아모레퍼시픽은 대리점(특약점) 강제분할과 합병, 특약점주의 내사, 판매 목표 강제와 물량 밀어내기 등 불공정거래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특약점) 분할과 합병은 회사 성장을 위해 잘 육성된 지점을 강제적으로 본사가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이 김제남 국회의원실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성장한 특약점을 회사 자의적으로 분할시키고 명확하지 않은 경영 실적 자료를 토대로 계약을 종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특약점주들의 운영실태를 조직적으로 밀착 감시해 내사 자료를 작성하고 이를 경영실적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한 피해점주는 본사와“재계약할 때 어디서 그런 자료가 나왔는지 스스로 놀랐다”며 이는 아모레퍼시픽 본사가“주변에서 감시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용도 일부 있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전국에 550개 특약점을 거느리며 방판사업을 하면서 수십 년 간 부동의‘국내 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부동의 1위는 그간 본사와 대리점 간 끈끈한 관계가 한몫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끈끈한 관계라는 것이 좋은 방향으로 해석이 되면 좋겠지만 결코 그렇치 않다. 이 구조는 막강한 힘을 가진 본사와 계약자인 대리점 간 ‘갑을 관계’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 감추어진 화장품 대리점 안에 남들이 모르는 사연, 즉 ‘갑의 횡포’ 논란이 증폭될수 있는 ‘단초’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 구조를 숙명적으로 가진 아모레퍼시픽이나 유통업계 내에서는 과거부터 ‘밀어내기’ 등 불공정 행위 논란이 끊이질 않은 게 사실인 것. 이번에 대리점주들도 아모레퍼시픽 측이 사업 확장이라는 미명아래 무분별한 대리점 쪼개기를 일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모레 본사의 ‘대리점 쪼개기’는 기존 대리점을 분할하게 돼고 결국 실적 감소로 이어지며 사측은 이를 이유로 ‘밀어내기’작전으로 물량을 떠넘기고 있어 이는 결국 불공정 행위의 단면이라는 주장이다.

피해점주들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을의 눈물, 화장품 업계 피해사례 발표회’를 갖고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목표 영업실적을 제시하고 그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품을 강매한다고 증언했다. 또한 장사가 잘 될 경우도 대리점을 빼앗는다고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특정 대리점이 장사가 잘 된다고 생각이 들면 본사가 대리점 영업을 방해하고 이를 빌미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폐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을의 눈물'에 참석한 오광석 아모레퍼시픽 피해대리점주협의회 회원은 "단독 브랜드라 물건 안 주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본사와 마찰을 빚고 나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라며 제품 출고 제한으로 대리점주들을 길들이는 ‘갑의 횡포’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이 같은 방법은 화장품 업계에도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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