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자 이명박정권 최고 실세로 통했던 이상득(78) 전 새누리당 의원이 9일 1년2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다.

저축은행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작년 7월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이 전 의원은 대법원 판결에 앞서 항소심 형기를 모두 채웠다.

이 전 의원의 석방을 계기로 정치권에서도 그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는 직전 이명박정권에서 핵심 창업공신인데다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6선 의원이라는 정치적 중량감으로 인해 자타가 공인하는 '정권의 제2인자'로 꼽혔다.

모든 일은 형님으로 통한다는 뜻의 '만사형통(萬事兄通)', 그의 고향 이름을 딴 '영일대군' 등 각종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실세 중 실세였던 그에게도 이명박정권 5년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8년 18대 총선에 앞서 불출마를 요구하는 이른바 당내 소장·쇄신파 주도의 '55인 파동'이라는 곡절을 거쳐 6선 고지에 올랐으나 본의 아니게 끊임없이 여권 내 권력투쟁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결국 2009년 6월 '정치 2선 후퇴'를 선언해야 했다.

이후로는 정치 현안에서 한 발짝 물러난 채 남미와 아프리카 등 오지를 오가며 자원외교에 주력했다.

그러다 2011년 자신의 보좌관이 SLS그룹 구명로비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이 전 의원은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 지난해 19대 총선에도 불출마했다.

특히 검찰의 저축은행 로비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급기야 본인도 검찰 수사를 피해가지 못했고, 지난해 7월 영어의 몸이 됐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 전 의원은 석방 이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수감 생활을 거치면서 폐렴과 안과 질환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구치소에서 풀려나면 요양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 측 관계자는 8일  "이 전 의원의 건강이 나빠져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릴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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