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3월초 겨울도 아닌 봄도 아닌 애매한 계절, 축축 늘어지는 몸과 마음에 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하늘 아래 첫 동네, 별 만지는 마을 ‘두마리’

고로쇠 수액 채취 현장에서 고로쇠 한 잔 시원하게 들이킨 후 면봉산 산행으로 몸도 마음도 싹 비우고 국내 최대 가시오가피 집산지에서 재배한 오가피로 기운 충전, 별(☆)볼일 있는 마을 죽장면 ‘두마리’이다.

자연이 내린 웰빙수, 죽장 고로쇠 수액

죽장면에는 면봉산(해발 1113m)을 중심으로 63ha에 걸쳐 5천여 그루의 고로쇠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두마리, 봉계리, 가사리 등 8개 마을을 중심으로 90여 농가에서 고로쇠를 직접 채취한다. 매년 2월 중순부터 3월말까지 고로쇠 수액을 받는데, 꽃샘추위가 왔다가 날이 따뜻해질 때 고로쇠 나무가 가장 많은 수액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고로쇠 수액은 밤과 낮의 일교차가 15도 이상일 때 많이 나오는데, 해발 1천m 가량 되는 산들로 둘러싸인 청정지역 죽장은 고로쇠 수액 채취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그래서 죽장 고로쇠는 특히 달달하고 깨끗한 맛을 자랑한다. 고로쇠 수액은 뼈를 위한 물이라고 할 정도로 마그네슘, 칼슘, 인 등의 함유가 높고 미네랄이 풍부하다. 피로회복과 신경통, 위장병, 관절염, 성인병 치료 예방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이 직접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현장은 그 자체가 볼거리이다. 지름 20cm가 넘는 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수액을 채취하고, 길다란 관을 연결해 산 아래에 있는 집수통으로 모은다. 그리고 곧바로 저온 냉장고에 보관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매년 3월 초, 포항의 가장 산골오지로 알려진 죽장면이 시끌벅적해진다. 바로 죽장 고로쇠 축제 때문! 현지에서 믿을 수 있는 고로쇠를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로쇠 시음회, 특산품 판매, 먹거리 장터, 민속놀이 체험마당 등 눈과 귀와 입이 즐거워진다. 문의 : 죽장면사무소 ☎054-243-3002(3)

하사리 주민들은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연 평균 2만말 가량의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여 된장을 담근다. 된장용 콩은 1만여 평의 밭에 주민들이 직접 심어 수확한다. 메주를 장독에 담그고 소금물에 수액을 붓는 전통 재래식 방법으로 만든 고로쇠 된장이다. 구입문의 : 하사농산 ☎054-262-8425, 262-6551

면봉산의 정기를 한 몸에. 입맛대로 즐기는 산행 코스

포항의 최고봉(1,113m) 면봉산은 소백산을 연상케 한다는 명산이다. 면봉산 일대가 민둥봉을 이루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일명 “민봉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면봉산 정상에서 보면 하늘 아래 첫 동네인 두마리를 가운데 두고 사방이 준봉들로 둘러싸고 있다. 영일만과 포항시가지가 두 눈에 확 들어오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해진다. 봄에는 철쭉 군락지, 가을에는 억새풀 군락지가 장관이다. 오른쪽 건너편에는 보현산 천문대가 손에 잡힐 듯 하다. 다른 산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야생화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면봉산은 그리 힘들지 않은 가벼운 산행코스부터 산악인들을 위한 험난한 코스까지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폐교된 두마초등학교를 마을에서 인수하여 등산객들에게 주차장으로 제공하고, 교실을 개조하여 50여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 두었다. 면봉산 중턱 계곡(320m)에 자리잡은 녹유정은 등산객들을 위한 쉼터이자 만남의 장소이다. (☎054-262-7250)

신선의 약(?) 죽장 오가피

해발 500~600m 고원 분지에 위치한 청정 마을 죽장.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하여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오가피를 재배하여 현재 165만㎡ 면적에 이르는 국내 최대 가시오가피 집산지이다. 죽장 가시오가피는 고산지 청정지역의 뚜렷한 사계절 변화에서 재배되는 데다 5년 이상 된 상품을 내놓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약효가 뛰어나고 믿을 수 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 농산물, 무농약 농산물로 인증받아 품질 및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최근 가시오가피의 줄기와 뿌리, 잎 등을 원료로 제조한 ‘발효 죽장 가시오가피’도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문의 : 죽장오가피영농조합법인 ☎054-262-6655, 두마오가피 ☎054-262-8841

가시오가피에 대하여
다섯 개의 잎이 손가락 모양으로 갈라졌기 때문에 오갈피나무라 부르며, 껍질은 오가피(五加皮)라 하여 유명한 한약제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한 줌의 오가피를 먹어 수를 더하고 늙지 않으니 실로 신선의 약이다.” 본초강목에는 “한 줌의 오가피를 얻으니 한 마차의 금옥을 얻는 것보다 낫다.” 신농본초경에는 “오래 먹으면 몸을 가볍게 하고 늙음을 견디게 해준다.”라고 돼있다. 엘레우테로사이드B, 엘레우테로사이트E 성분은 항피로, 항스트레스, 학습능력 향상, 지구력,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엘레우테로사이드B1, 이소프락시딘은 진정, 불면증·건망증 해소, 혈압강하, 자율신경 조절에 효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세사민, 글로로겐산, 지가페오일키니산은 노화와 성인병 억제, 항알러지, 당뇨병 및 간기능 개선에 효능이 있다. 이외에도 면역증강, 혈액순화, 류마티스관절염,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차 한 잔의 여유... 선류산장

선류산장은 산 속 정취를 느끼면서 전통차를 마실 수 있는 쉼터이다. 작설차, 매실차, 대추차, 솔잎차, 산수유차, 칡차, 산뽕잎차, 유자차, 식혜 등 마신 찻잔은 기념으로 가져간다. 서각 작품과 생활 도자기를 감상할 수 있고, 맘에 들면 구입할 수도 있다. 잠자리 방은 황토벽돌과 토담으로 지어져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창 넓은 방으로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빛과 산골의 고즈넉함 그리고 숲 속의 맑은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산 속에서 맞이하는 일출도 색다르다. 문의 : 선류산장 ☎ 054-262-2263(www.sunryo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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