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등 독자개장 결정…"주민 생존권 보장 차원"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장기화하자 일부 주정부가 `국립공원 자율 개장' 등 독자적인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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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주정부나 소도시들은 "공원문을 닫으라"는 연방정부의 지침에도 주민의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공원 문을 열고 있다.

특히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가을철이 관광업의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 일부 주정부는 자비와 자체인력을 들여 국립공원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실례로 미국의 유명 국립공원인 그랜드캐니언의 남쪽에 접해있는 애리조나주 투사얀시는 지난 4일 독자적으로 공원 문을 열었다.

주민은 558명에 불과하지만 호텔 객실이 1천개나 될 정도로 그랜드캐니언 관광업이 이 지역의 주요 생존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레그 브라이언 시장은 "우리가 지금까지 살 수 있었던 것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때문"이라며 "이곳의 문을 닫는 것은 재앙이다"라고 말했다.

이날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은 닷새째를 맞는다.

위스콘신주에서도 연방정부의 예산보조 등으로 운영되는 7개 야생림과 휴양지가 문을 열었다. 이들 지역은 전체 운영예산의 18%가량을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위스콘신 주정부 관계자는 "연방정부의 지침과 달리 문을 열었다고 해서 항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우리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라디오, 뉴스 등을 통해 `우리는 문을 열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메릴랜드주도 연방정부의 셧다운 지침에도 일부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정부의 자구노력에 대해 연방정부는 "그대로 문을 닫아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최근 연방정부는 주정부 인력과 예산으로 유명 관광지 `러시모어 산 국립기념공원'을 개장하겠다는 사우스다코다 주정부의 제안을 거부했다.

국립공원은 반드시 연방정부 인력이 포함된 상태에서 운영돼야 하며, 러시모어에 예외를 인정하면 다른 국립공원에도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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